궁지 몰린 푸틴, 핵버튼 누를라… EU, 요오드약 비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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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의 잘못된 선택 한번이면, 세계는 핵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서방 정보 전문가들은 푸틴의 정신 상태와 건강, 심리적 요인을 알기 위해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핵사고와 핵전쟁에 대비해 회원국들에 요오드 알약과 보호장비 등을 비축하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영국 B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서방 정보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며, 그가 수세에 몰리면 외부의 현실과 정보에서 차단된 채 극단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아드리안 퍼넘 심리학 교수는 “푸틴은 특정 소수의 사람 말만 듣고 나머지는 모두 차단한다는 면에서 자기 선전의 희생자”라며 “이런 행동은 외부 세계에 대한 이상한 시각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비이성적 푸틴, 극단적 행동 가능성
상황 악화 땐 핵 사용도 배제 못 해
유럽연합, 회원국에 알약 비축안 모색
미리 복용 땐 방사성 체외배출 효과

푸틴을 관찰해온 정보 관계자들은 푸틴을 움직이는 것은 1990년대 냉전 종식 후 러시아가 당한 굴욕을 되갚아줘야 한다는 ‘욕망’과 서방이 러시아를 몰락시키고 자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라는 ‘확신’이라고 말한다. 푸틴을 만난 한 인사는 그가 2011년 권좌에서 쫓겨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처형당하는 비디오를 강박적으로 시청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그에게 상당한 심리적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러시아를 보호하고 위대한 러시아를 재건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껴 조급해졌을 수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고립 장기화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고 서방의 제재 수준도 매우 높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나올지가 서방 국가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푸틴 대통령이 코너에 몰린 쥐가 되레 고양이를 공격하는 것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이 위험하고 비이성적인 행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른바 ‘광인이론’ 전략을 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서방 국가 관리는 “그가 더욱 포악한 방식으로 달려들거나 무기의 수준을 높일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서방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화학무기나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6일 핵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판 한 번에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착 상태로 접어들어 장기화하는 전황과 심화하는 서방과의 대치 구도가 이런 푸틴 대통령의 오판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핵전쟁 우려에 대비해 회원국이 요오드 알약과 기타 의약품, 보호장비 비축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요오드 성분의 약품은 핵사고나 핵전쟁 시 치명적인 방사선 피폭에 대비하는 필수 의약품으로 여겨진다. 방사능이 없는 요오드 동위원소 성분을 미리 복용하면 핵폭발 시 발생하는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샘에 쌓이지 않고 체외로 배출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한편, EU는 러시아 제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이어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의 검토에 들어갔다. EU 각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4일 유럽 방문에 앞서 21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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