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정책 주무 부처 재배치 필요하다
김강임 부산시청소년수련시설협회 회장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며 사회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청소년정책이 양성평등을 주 과제로 하는 여성가족부 밑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청소년 역량은 국가 경쟁력이다. 급변하는 우리 사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비전은 청소년정책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청소년정책은 어느 부처의 크기를 맞추기 위해 끌어다 놓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자리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정치진영들의 논쟁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간 청소년정책 소관 부처는 문화체육부에서 시작하여 국가청소년위원회, 보건복지부 등을 거쳐 현재 여성가족부로 여러 부처로 원칙 없이 행정 편의적 발상으로 옮겨 붙이기를 반복해왔다. 청소년 역량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행정 재배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청소년은 학생으로서 배울 권리와 더불어 놀 권리, 사회참여 권리 등 자신과 사회적 삶의 주인이 될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 청소년성장환경을 너무나 협소하게 제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청소년 개별들은 관심도 다르고 처한 환경도 다르고 이에 따라 한 아이 한 아이 다양한 고민과 하고자 하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 시기의 고민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접경험의 시도와 그에 따른 실패와 성공의 장이 열려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전문집단이 만드는 총체적인 청소년정책이라는 카테고리 내에 학교와 청소년시설 등이 배치되고, 이 양자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각각의 전문적 지혜와 정성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흩어진 청소년 관련 정책부처가 통합되어야 함을 강조해본다.
첫째, 현재 학교는 과부하되어 있다. 학교가 교과교육, 인성 지도뿐 아니라 방과 후 보육·복지 활동을 껴안고 비대해지고 있다. 기능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가족기능이 약해지면서 교사들이 청소년을 지도하는데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도 학교 돌봄교실 확대 등을 교육 공약으로 제시했다. 청소년의 보호, 복지, 정서, 인성 등 많은 부분이 학교의 역할로 요구되면서 학교가 감당해야 할 양이 그 질을 담보하는 데에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교 밖 공공 청소년시설 전문가들이 함께 나누고 협업해야만 한다.
둘째,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이를 위한 후속 방침이 모호하여 교사들과 청소년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와 공적 전문성이 검증된 청소년시설의 분업·협업으로 추진한다면, 하나의 청소년정책 내에서 학교의 교과교육과 공공 청소년시설을 통한 다양한 체험과 선택 활동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고교학점제가 원래의 취지로 정착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셋째, 청소년 관련 분산된 부처들의 동일한 사업들이 중복 추진되고 있는 것이 많다. 각 부처의 청소년 관련 사업을 파악하고 정리하여 유기적으로 추진한다면 인력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기에 협업할 수 없었던 유능한 인력들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 현재와 미래의 비전은 자라나는 청소년이 인지적 역량과 함께 다양한 경험 활동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청소년을 중심에 두고 하나의 부처에 통합된 청소년정책으로 다양한 전문인력과 자원이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