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다들 힘든데… 불법 주정차 단속 꺼리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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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최근 5년간 17만 건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지자체는 항의 민원 폭증에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단속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견인 건수도 덩달아 급감해 업계에서는 준공영제 도입 등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 16개 구·군의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85만 8304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02만 9729건에서 16.6% 감소한 수치다. 단속 건수는 2018년 97만 6843건, 2019년 94만 5659건, 2020년 82만 9985건으로 감소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지자체의 단속보다 신문고 앱 등을 통한 시민들의 신고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부산 작년 85만 8304건 기록
5년 전 비해 16.6% 감소 수치
경제상황 탓 적극 단속 피하고
단속해도 견인 조치는 최소화
적자 누적 직격탄 견인 업체들
시에 보조금 지급 등 요청 계획

불법 주정차 차량 견인 건수는 지난해 1만 2517건으로 2017년 3만 7689건에 비해 66.7%가량 줄었다. 견인 건수는 불법주차 단속 건수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감소 폭이 더 크다. 2017년 단속 대비 3.66% 수준이던 견인 건수는 5년 만에 1.45%까지 떨어져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주정차 단속을 담당하는 일선 지자체에서는 항의 민원 등으로 인해 단속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주차단속 요원이 현장에서 과태료 부과 등 단속을 하려고 하면 항의 전화가 굉장히 많이 온다”면서 “민원에 대응하느라 업무가 방해될 정도라 단속보다는 계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을 배려하기 위한 것도 지자체 단속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다. 대신 단속보다는 주차장 추가 건립 등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는 추세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보면 상인들이나 공단 노동자들이 업무상 주차를 해놓은 경우가 많아서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교통을 방해하는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이동 주차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계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구·군청에서는 단속을 하더라도 견인까지는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 단속에 걸리면 4만~5만 원 상당의 과태료만 내면 되지만 차량이 견인될 경우 적게는 4만~5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에 달하는 견인 비용도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로부터 불법 주정차 차량 견인 업무를 위탁받은 견인 업체들은 적자 누적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대책을 요구한다. 부산시 견인협회는 25일 부산시와 면담을 갖고 보조금 등 예산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협회에는 부산의 15곳 견인 보관소 중 14곳이 속해있다.

부산시 견인협회 이치훈 회장은 ”업체마다 인건비, 임대료 등 매월 600만~700만 원의 적자를 보고 있어 생계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면서 “견인차 한 대당 1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서울시처럼 지자체가 견인 업체에 일부 예산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도입해줄 것을 부산시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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