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모노레일 탈선 원인은 기계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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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8명이 크게 다친 경남 통영시 욕지도 모노레일 탈선 사고(부산일보 지난해 11월 29일 자 11면 등 보도) 원인은 차량의 ‘기계적 결함’이라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부 장치의 물리적 이상으로 인해 차량 제어가 안 됐다는 것이다. 원인 규명이 안돼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 통보
굴림 유도 장치 파손도 확인

23일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정밀 감식 결과를 수사팀에 통보했다. 사고 발생 4개월여 만이다.

욕지 모노레일은 각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와 GPS(위성항법장치)를 통해 차량 속도와 간격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무인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분당 75m, 초당 1.25m씩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이를 초과하면 자동 속도 조절 장치가 작동해 차량을 제어한다. 그런데 사고 당일엔 하부역사 진입 전 감속해야 할 내리막 구간에서 오히려 가속했다. 이어 마지막 굽은 구간 진입과 동시에 튕겨 나갔다. 속도 조절 장치가 제 기능을 못 한 셈이다.

국과수는 여러 요인 중 ‘베어링’에 주목했다. 베어링은 모노레일 차량과 레일 사이에서 하중을 견디며 마찰을 줄여 굴림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욕지 모노레일에는 강구(쇠구슬)가 든 ‘볼 베어링’이 들어갔다. 그런데 일부 베어링의 쇠구슬이 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차량이 내려앉았고, 맞물려 돌아가던 톱니 모양의 기어 간 간격이 벌어져 헛돌면서 감속이 안 됐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할 사안이라 현시점에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설계 오류, 제품 불량, 부실시공, 관리 소홀 등 검토해야 할 요인이 다양하다. 이를 하나씩 규명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계부터 시공, 사후 관리 부분까지 사업 전반을 들여다봐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운영사와 시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욕지 모노레일은 통영시가 117억 원을 투입해 욕지도 본섬에 설치한 시설이다. 총연장 2km(편도 1km)의 순환식 궤도로 욕지면 동항리 여객선 선착장에서 해발 392m인 천왕산 대기봉을 잇는다. 2019년 12월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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