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캐스트’로 AI 보조교사 플랫폼 시장 주도 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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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부산 스타트업] (주)산타

부산 스타트업 (주)산타 박기웅 대표가 동영상 강의 제작·판매 플랫폼 ‘디디캐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사와 수강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오는 6월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훨씬 전인 약 20년 전부터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시장의 문이 열렸다. 팬데믹으로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됐지만, 여전히 온라인 교육은 현장 교육을 완전 대체하고 있지는 않다. 현장 교육과 온라인 교육의 접점을 찾은 부산 스타트업이 있다. 동영상 강의 제작·판매 플랫폼 ‘디디캐스트’를 개발한 (주)산타다.


복잡한 편집 프로그램 필요없는
동영상 강의 제작·판매 플랫폼 개발
온라인 출석체크부터 학습 관리까지
교육의 모든 것 가능한 고도화 추진


기회인 줄 알았던 팬데믹, 위기가 되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첫 두 달은 정말 좋았습니다. 대면 교육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초기 ‘디디캐스트’의 사업 모델이었던 만큼 고객 문의도 그야말로 쏟아져 들어왔죠. 그런데 팬데믹 두 달 만에 교육 시장이 라이브(생중계)로 옮겨 가면서 다시 고민이 커졌습니다.”

산타 박기웅(39) 대표는 이렇게 털어놨다. 2017년 ‘기술을 통한 전 인류 교육 격차 해결’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창업을 했고, 강의 녹화나 편집이 쉬운 ‘디디캐스트’가 대기업과 관공서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던 차였다. 사내 교육을 위한 폐쇄형 동영상 강의 플랫폼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디디캐스트’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복잡한 편집 프로그램을 따로 이용할 필요 없이 초보라도 누구나 쉽게 강의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 강의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자막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삽입할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화상회의 플랫폼 ‘줌’이 부상하기 시작했고, 유튜브를 이용한 라이브 강의가 대세가 됐다. “고객에게 ‘오프라인 교육을 (미리 제작한)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세요’라고 홍보를 했는데 VOD(주문형 비디오)보다 라이브로 넘어가면서 소위 말하는 ‘멘붕’이 왔습니다.”

박 대표는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기업, 학교, 학원 등 700개 기관의 강사를 만나 심층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해보니 100% 온라인 교육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해야 최적의 학습을 할 수 있고, ‘디디캐스트’도 그런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7번째 창업 끝에 얻은 대답

부산 출신인 박 대표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21살에 첫 창업을 했다. 연인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만들어주는 회사였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낯설었던 영상 편지가 프러포즈의 기본이 되면서 한때 박 대표는 온라인 영상 제작 회사를 4개까지 운영했다.

이외에도 중고책 온라인 판매 회사, QR코드 마케팅 비즈니스 회사 등 대학 시절 박 대표에게 창업은 일상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도 일했다. 기업 경영 방식을 알고 싶어 SK텔레콤 등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박 대표는 ‘한 달 살기’ 숙박 플랫폼으로 승승장구 하는 부산 스타트업 (주)미스터멘션의 초기 창업 멤버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본사에서 일하다가 부산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업무 외에 듣고 싶은 강의를 서울에 가야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늘 아쉬웠습니다. 주변 부산 직장인들이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 매주 금요일 서울로 가는 모습도 봤고요. 그때 온라인으로 양질의 교육을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7번째 창업의 결과가 산타다. 산타클로스가 성 니콜라오 주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주변을 돕는 일을 실천한 니콜라오 주교처럼 교육을 통해 주변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했다. 니콜라오는 박 대표의 천주교 세례명이기도 하다.

AI 보조교사 플랫폼으로

한국 교육 시장은 19만 개 교육기관(학교, 학원 등 포함)에 종사자만 3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디디캐스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교육기관, 기업, 개인 강사를 포함해 1500개사 정도다. 아직 ‘디디캐스트’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시대가 된 만큼, 이제는 수강자 모집까지 플랫폼 안에서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한 마디로 플랫폼이 AI(인공지능) 보조 교사가 되는 거다. 온라인 출석 체크부터 온라인 퀴즈와 채점, 학습 관리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한다. 오는 6월 리뉴얼한 ‘디디캐스트’를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타는 창업 이후 현재까지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38억 원이다. 지금도 투자자와 추가 투자 유치를 놓고 논의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디캐스트’가 교육 기관과 강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AI 보조 교사가 되자는 목표를 확실히 세웠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교육 시장이 35조 원 상당이고 온라인이 4조 원인데, 디지털 전환율이 3%밖에 안 됩니다. 2025년까지 온라인 교육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세웠고요. 부산 기업으로서 부산 지역 산업 생태계에도 공헌하고 싶습니다.” 박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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