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강점 AI로 분석… 맞춤형 직업 매칭 “취업 걱정 끝!”
[Up! 부산 스타트업] (주)스마트소셜
구직자의 경험과 강점에 딱 맞는 직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지역기업일수록, 중소기업일수록 정보를 찾기 쉽지 않아 더 그렇다. (주)스마트소셜은 이런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나 구직자의 경험과 이력, 강점에 대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잡&커리어 매니지먼트 회사다.
직무 매칭 프로그램 ‘퍼스트잡’
AI 커리어 관리 ‘잡이지’ 등 개발
종합리포트 생성·비대면 상담도
노동부 인정 사회적기업 거듭나
■피벗 거쳐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스마트소셜 김희동(52) 대표는 부산경제진흥원이 2010년 시작한 부산 청년창업지원 사업에 선발된 1기생이다. 김 대표는 “만 39세 늦깎이 청년 창업자였다”며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당시 막 등장하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교육 기업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부경대 강의실 한쪽에서 책상 하나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해운대 센텀시티에 본사를 두고 직원 35명이 근무하는 어엿한 벤처기업이 됐다. 창업은 2010년에 했지만 2012년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면서 부산시 예비사회적기업이 됐고, 2016년 고용노동부가 인정하는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다.
“결국 교육 기업이라는 점에서 뿌리는 같지만 지난 10년 동안 몇 차례의 피벗(pivot·사업 전환)을 거쳐 지금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판매 전략을 세우고 브랜딩하는 법을 강의했고요, 이후에는 부산 9개 대학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역량 이력서’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을 썼죠.”
역량 이력서는 말 그대로 스펙 중심이 아닌 실제 개인의 역량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이력서다. 2014년에는 이 역량 이력서를 바탕으로 당시 페이스북으로 유명 멘토를 연결, 피드백을 통해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기도 했다.
“강의도 직접 하고 대학과 연계한 취업 교육을 하다 보니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과장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역량 이력서를 만들었는데 학생 데이터가 쌓였고, 이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구직자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6년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공동 연구 제휴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AI로 분석해서 구직자에게 꼭 맞는 직무를 추천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스마트소셜은 AI 분석을 기반으로 한 잡&커리어 매니지먼트 회사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후 사회적기업 정부 지원이 끝나면 사라지는 대부분 기업과 달리 성장 중이다.
■AI 커리어 관리 ‘잡이지’
스마트소셜은 한국의 대표적인 AI 기업 중 하나인 마인즈랩으로부터 2015년 투자를 받고, 이듬해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하면서 급속 성장했다. 2018년에는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IBK 투자증권으로부터 12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지금까지 20억 원 상당의 투자를 누적 유치했다.
학생의 직무와 산업체의 요구 직무를 매칭 알고리즘 기술로 분석한 뒤 연결해주는 직무 매칭 프로그램 ‘퍼스트잡(FirstJob)’, AI 커리어 관리 플랫폼 ‘잡이지(JobEasy)’가 차례로 탄생했다.
2016년부터 시작한 퍼스트잡은 대학별로 구축하는 솔루션으로, 학생이 자기소개서와 경험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학생별 종합보고서가 생성되고 정부 잡포털 워크넷에 채용공고를 낸 기업과 매칭해준다. 잡이지는 구직자의 AI 종합리포트를 바탕으로 적합한 직무와 추천 직무를 나눠 분석해준다. 잡이지는 AI 분석에 더해 컨설턴트와 비대면 상담으로 구직을 도와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잡이지는 부산시, 인천시, 공기업 등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먼 컨설턴트 상담 300회를 지자체가 구독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개념이죠. 예전에는 지자체가 지역별로 커리어센터를 만들어 컨설턴트를 상시 고용하고 유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전국에 있는 컨설턴트가 구직자와 서로 원하는 시간에 화상으로 상담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평생 커리어 책임지는 회사로
김 대표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부산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사진가였다. “아버지가 지금도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꽤 유명한 사진가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가족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일반 회사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계속 도전을 해왔네요.” 김 대표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부산의 한 테마파크에서 서비스 기획, 홍보 등 여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회사를 나오게 됐고, 그때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현재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 겪어보니 컨설턴트가 구직을 도와주는 과정의 비효율이 보이더라고요. 이제는 평생직장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고 ‘N잡러’(여러 개 직업을 가진 사람)가 늘어나는 만큼, 더욱 구직자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할 겁니다.”
스마트소셜은 범위를 넓혀 초·중·고 학생 대상의 ‘사이버 진로 AI 적성검사’ 서비스도 시작했다. 잡이지를 기반으로 한 진로 AI 리포트인 셈이다. 인천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인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우선 서비스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스마트소셜은 구직 ‘AI 키오스크’, 비대면 화상 컨설팅 전용 부스 ‘밋팥’ 등을 시제품으로 출시했다. 구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설치하면 구직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AI의 역할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겁니다. 이걸 해석해서 전달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죠. AI가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컨설턴트가 구직자 상담을 거치면 효율적인 구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합니다. 스마트소셜이 구직자의 평생 커리어를 책임지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계속 힘쓰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