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서 노동 착취”
인권단체, FIFA에 구제기금 촉구
국제 인권단체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노동 착취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구제기금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 페어스퀘어 등 9개 비영리 인권단체들은 19일(현지시간) “이번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인권 착취의 고통을 겪었던 수십만 이주노동자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FIFA가 최소 4억 4000만 달러(약 5600억 원)를 배정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카타르와 함께 피해자 재활 치료·보상 프로그램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이주노동자를 가혹한 노동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중 650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인권단체들은 FIFA가 지난 2010년 카타르를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할 때 노동여건 개선을 요구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 등은 “이번에 제시한 4억 4000만 달러는 월드컵 출전팀들이 받게 되는 상금의 총합이다”며 “FIFA가 카타르 대회를 통해 벌어들일 예상 수익인 60억 달러(약 7조 6000억 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FIFA는 이와 관련 “앰네스티가 제안한 프로그램을 검토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IFA는 “(인권단체가 제기한) 노동 착취 의혹은 이번 월드컵 준비 과정이 아니라 카타르 내 여러 인프라 건설 작업에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금까지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은 3명으로 파악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