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현장] 밤늦게까지 이어진 부산 개표현장…‘소중한 한 표’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마스크 착용하고 개표를 진행하겠습니다”
1일 오후 7시 30분께 부산 동래구 사직동 부산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개표소에서는 개표에 앞서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개표사무원들은 라텍스 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개표에 임했다.
오후 8시께 경찰의 삼엄한 경비 아래 개표 보조요원들이 봉인된 투표함을 가지고 개표소 안으로 들어왔다. 개표소 입구에 이삿짐센터 차량, 노란 학원 버스 등 투표함 운송 차량 수십 대가 늘어섰다. 보조요원들은 개표소 입구에서 투표함을 체육관 입구에서 도로까지 100m 넘게 줄지어 대기했다. 경찰은 “비표를 착용하고 개표소로 들어와 주시기 바란다”며 현장을 정리했다.
투표함이 개표소로 들어오자 개표참관인들은 투표함 봉인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이날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한 김민수(26·동래구) 씨는 “특정 당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지난 대선 때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도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직접 개표를 확인하니 선거 과정에 더 신뢰가 간다. 개표 과정을 지켜본 이후 정치에 관심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표는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개표 과정 중 기계 오류로 작업이 중단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후 8시 30분께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전시장 개표소에서는 투표지 분류기 기계가 멈추는 일이 벌어졌다. 해운대구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가 구겨지거나 뭉쳐진 채로 투표 분류기에 들어가 투표지 1장을 인식 못해 기계가 멈췄다. 곧 투표지를 다시 정리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혹시 모를 실수를 내지 않기 위해 개표원들은 확인을 거듭했다. 오후 9시 20분께 해운대구 개표소에서는 후보별 득표수를 최종 확인하는 심사·집계부에서 정당 분류가 잘못된 투표지가 발견되자, 정당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모두 꺼내 손으로 재분류했다. 해운대구 개표사무원은 “분류 작업에서 실수가 있을까 봐 최종적으로 여러 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표원들은 밤늦게까지 분주한 개표작업을 이어갔다. 오후 10시 30분께 몇몇 개표사무원들은 눈을 비비거나 자리를 일어나 몸을 피면서 피곤한 기색을 드러냈다. 해운대구 개표소의 한 개표원은 “장시간 개표작업이 이어지다 보니 잠시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며 피곤을 풀려고 한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