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쳤을 때 동굴 여행 떠나면 無더위!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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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기온 12~16도, 찬바람 흐르는 울산 울주군 ‘자수정 동굴나라’
공룡 동굴, 자수정 정동, 영상 쇼 등 볼거리 많고 보트 탐험 이색적
복합문화공간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도 보고 즐길 거리 가득

울산 울주군 상북면 ‘자수정 동굴나라’는 내부 평균기온 12~16도로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을 즐길 수 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자수정 동굴나라’는 내부 평균기온 12~16도로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을 즐길 수 있다.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 계속되는 이 ‘무더위’가 마음마저 지치게 한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집콕’도 힘들다. 피서를 떠나야 할 때다. 에어컨 바람 대신 천연 찬바람을 즐길 수 있는 울산 울주군 ‘자수정 동굴나라’ 속으로 들어가 봤다.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여름’이 사라졌다

자수정 채취를 위해 뚫었던 갱도가 동굴 테마파크로 새롭게 탄생했다. 십여 년 전 추억 속 자수정 동굴은 볼거리라곤 그야말로 ‘자수정’과 ‘동굴’뿐이었다. 추억을 새로 쓰게 됐다. 자수정 동굴은 볼거리를 가득 채워 놓고 있었다.

자수정 동굴나라를 찾은 날 바깥 기온은 33도.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가는 아주 짧은 동안에도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턱 막혔다. 하지만 동굴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여름’이 사라졌다. 차가운 바람이 순식간에 열기를 식혀 준다. 동굴 내부의 연중 평균기온이 12~16도라니, 기온이 바깥보다 20도 가까이 뚝 떨어진 것이다. 똑똑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은 동굴의 차가운 공기를 소리로 들려준다.

울산 자수정 동굴은 총길이 2.5km에 넓이 1만 6500㎡로 규모가 엄청나다. 동굴 입구에 안내도와 추천 경로가 있으니 사진을 찍어 두고 둘러보면 빠트리는 곳 없이 다닐 수 있다. 콸콸 흐르는 물소리에 귀가 시원하다. 어두운 동굴 곳곳을 밝히는 색색 조명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어디가 포토존이라고 할 것도 없이 곳곳이 포토존이다.


자수정 동굴나라에 있는 자수정 암반수(왼쪽)와 뜨끈한 온돌 쉼터. 자수정 동굴나라에 있는 자수정 암반수(왼쪽)와 뜨끈한 온돌 쉼터.

동굴 초입에 수로 전망대가 있다. 동굴 내부 호수에서 보트 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보트 타는 곳은 외부에 따로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공간인 ‘공룡 동굴’은 2층이다. 귀여운 고래 모양 분수를 지나 계단으로 오르면 다양한 종류의 공룡과 백설공주·피노키오 등 동화 속 주인공이 반긴다. ‘화석 발굴 체험장’에는 모래 대신 편백을 잘게 자른 칩이 있어 뒤처리가 깔끔한 ‘모래놀이’를 할 수 있다. 2층은 동굴 높이가 낮아 키가 큰 어른은 걷기에 불편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아이들 세상인 셈이다.

‘1985년 12월 24일 제일광업사 광부 김규태가 발견한 것.’ 중간중간 만나는 ‘자수정 정동’에는 발견한 일시와 발견한 사람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다. 자수정이 무더기로 나왔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위를 올려다보면 보랏빛 자수정이 보인다. 반짝반짝 신기하다. 동굴 벽에 영상을 쏘는 미디어 쇼는 화려한 볼거리다. 울퉁불퉁한 동굴 벽이라 그런지 더 환상적이다. 여의주를 물고 있는 대형 용 모형이 있는 안쪽 공간에는 자수정 암반수가 졸졸 흘러나온다. 식수 수질 검사를 하는 곳이니 한 모금 마셔도 좋다.

인간의 진화 과정을 실물 크기로 만들어 전시한 인류변천사관도 재미있다. 연등과 소원 카드를 지나 안으로 쭉 걸어 들어가면 불상이 있는 소원동굴에선 작은 소원 하나 빌어 보자.

동굴이 넓어 쉬지 않고 천천히 구경하면 1시간 남짓 걸린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잠깐씩 쉬어 갈 수 있고 카페와 쉼터도 있다. 쉼터는 온돌바닥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아 봤다. 한여름에 뜨끈한 온돌바닥에 앉아 몸을 지지고 있다니 색다른 시간이다. 노곤해지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쉼터 밖으로 나오니 도톨도톨 팔에 소름이 돋는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면 동굴 여행 때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

자수정 동굴은 이렇게 걸어서 탐험하는 것 외에도 또 하나의 탐험 방법이 있다. ‘수로 탐험’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동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보트를 타기 전 구명조끼 입기는 필수다. 보트에 앉아 어두컴컴한 동굴 안을 달리니 모험심이 솟는다. 자수정이 있는 동굴 천장과 벽면을 손전등으로 비춰 주는데, 내가 발견한 것처럼 신난다. 탑승 시간은 5분여로 짧지만 즐거운 기분은 오래 간다.

동굴 야외에는 놀이시설이 있다. 미니 바이킹, 회전목마, 범퍼카 등 10개의 놀이기구가 있어 잠깐의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대형 에어바운스를 갖춘 물놀이장도 있으니,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온종일 놀 수 있다.


자수정 동굴나라 수로 보트 탐험. 자수정 동굴나라 수로 보트 탐험.

■영남알프스의 자연과 문화를 만났다

자수정 동굴나라만 보고 울산을 떠나기 아쉬워 인근에 있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들렀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운문산, 문복산, 고헌산으로 이루어진 해발 1000m 이상의 9개 산을 말한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의 산악문화관 2층 산악테마전시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의 산악문화관 2층 산악테마전시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야외 정원.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야외 정원.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는 산악문화관과 번개맨 체험관, 국제클라이밍장, 영상체험관 등이 있다. 간월재를 거쳐 간월산에 오르는 등산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산악문화관은 산악 테마 전시실, 세미나실, 카페, 영화관이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그중 산악테마전시실은 영남알프스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입구에서 만나는 ‘천화만디 속으로’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억새밭을 영상으로 느낄 수 있다. 둥근 벽을 따라 걸어가면 억새가 흔들흔들 춤을 추고 살랑살랑 바람이 분다. ‘영남알프스 생태 골짜기’에는 멸종위기 2급 구름병아리 난초 등 희귀식물을 재현해 놓았다. 신불산 중턱 홍류폭포의 사계절이 인터렉티브 영상으로 흐르고, 영남알프스의 사계절 낮과 밤이 와이드 스크린에 펼쳐진다. ‘신문 방명록’ 코너에서 찰칵 셀카 사진을 찍으면 신문 지면 형식으로 인쇄할 수 있다. 손에 쥐고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선명한 추억’이다.

이 외에도 최신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영화상영관과 VR 체험존,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말하는 나무’ 등 즐길 거리가 많다.


▷여행 팁: 자수정 동굴나라 동굴탐험 요금은 대인 7000원, 소인(만 3세~초등 6학년) 6000원이다. 보트를 타는 수로탐험 요금도 같다. 동굴과 보트를 함께 이용하는 패키지는 대인 1만 3000원, 소인 1만 1000원이다. 놀이공원과 물놀이장 요금은 별도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 15분~오후 5시, 주말 오전 9시 15분~오후 5시 30분이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매주 월요일 휴무다. 시설별 운영 시간은 다르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산악테마전시실은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작천정 계곡 야영장과 등억온천이 가깝게 있어 하루 묵어가기에도 좋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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