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기름·중금속에 8천평 오염…1.3만㎥ 파내야
국회 우원식 의원 수자원공사 제출 자료
유류탱크나 고물상 등 통해 토양 오염 추정
2018년 당시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개발 현장.(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부산일보 DB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부지가 광범위하게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이곳에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던 농업인들이 난방용 유류탱크를 설치하거나 이곳에 있던 고물상 창고 등을 통해 기름과 중금속 오염 물질이 땅 속으로 스며든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인 우원식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받은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토양오염 정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총 1922지점을 전수조사한 결과, 290개 지점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하수 8지점에 대해서도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농도가 지하수 정화기준(1.5mg/L)을 초과했다.
전반적으로 2만 7000㎡(8000여평)이 기름과 중금속들로 오염됐고 파내야 할 토사 양도 1만 3000㎥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원으로 조성될 부지에서 암 유발 물질인 TPH가 토양오염 우려기준의 240배 넘게 측정됐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인 ‘크실렌’도 기준치 3.7배 넘게 측정됐다. 장기간 노출되면 복통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금속 ‘6가크롬’ 또한 오염기준치의 1.6배 초과한 지점도 발견됐다.
유류 오염의 경우 비닐하우스 영농과정에서 난방을 목적으로 사용한 실외 유류탱크가 다수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중금속 오염의 경우 대상부지에 위치한 고물상·사업장·창고와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토양 내 축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토양오염 조사대상 부지는 강서구 대저2동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3단계 부지 일원으로, 2019년 11월에 비닐하우스 주변 유류저장탱크 주변의 총 25개 지점의 토양오염도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4개 지점에서 TPH와 크실렌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 구역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2020년 2월 부산시와 전문가, 시민단체, 사업자가 ‘토양복원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2021년 5~11월 해당 지역에 대한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원식 의원은 “주택지와 공원, 학교가 들어설 부지인만큼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지 않게 토양과 지하수 오염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투명하고 완전한 정화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