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동용궁사 공중화장실 이행강제금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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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축 22년간 사용” vs “관광객용 시설인데 부당”

기장군청, 약 1700만 원 부과
용궁사 “세금 들여 공사까지 하고
이행강제금 물리는 건 부적절”

부산 기장군 해동용궁사 내 공중화장실. 해동용궁사 제공 부산 기장군 해동용궁사 내 공중화장실. 해동용궁사 제공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기장군 해동용궁사의 공중화장실에 대해 지자체가 위반 건축물이라며 이행강제금을 수십 년째 부과하고 있다. 해동용궁사 측은 부산시와 기장군청이 세금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한 곳인데다, 주로 관광객이 이용하는 시설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기장군청은 위반 사항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기장군청에 따르면 기장군청은 기장군 기장읍 해동용궁사 내 공중화장실이 1970년대 사찰 건립 당시 건축물 대장과 달리 건축돼 불법 증축이라고 보고 2001년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위반 사항을 인지한 시점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화장실 무단 증축된 부분의 위반사항이 해소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매년 80여만 원씩 약 17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다.

해동용궁사 측은 관광객을 위한 시설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해동용궁사는 부산시티투어 관광코스에 포함되며 관광객을 위한 공중화장실을 제공하라는 부산시 공문도 받았다. 특히 2016년에는 시비 1억 5000만 원, 군비 1억 5000만 원 등 총 3억 원을 들여 화장실 현대화 리모델링 사업을 했다. 세금이 투입된 공사 이후에도 위반 사항이 해소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내고 있는 셈이다.

해동용궁사 관계자는 “기장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해동용궁사에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화장실을 시비까지 투입해 리모델링했는데, 정작 이행강제금은 계속 물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만약 군청의 주장대로 원상으로 복구하기 위해 화장실 문을 닫고 공사를 한다면 관광객들의 원성이 뻔할 것으로 예상돼 난감하다”고 말했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인 만큼 이행강제금을 면제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종철 부산시의원은 “관광객을 위해 시비가 투입된 시설인 만큼 용궁사에서도 함부로 철거할 수도 없고, 시민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은 맞다”면서 “기장군청에서도 큰 틀에서 정책적으로 면제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해동용궁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등과 함께 한국의 삼대 관음성지 중 한 곳으로, 한해 3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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