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권단체 3분의 2는 최저임금 수준 또는 이하"…처우 개선 목소리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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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인권단체 첫 현황조사
인권활동가 활동비 최저임금 수준 혹은 이하
"지속가능 인권 운동 위해 체계적 지원 필요"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창립기념회 모습. 파랑 제공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창립기념회 모습. 파랑 제공

부산지역 인권단체 3분의 2가 인권 활동가에게 최저임금 수준 또는 그 이하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근 활동가가 1명 이하인 곳도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인권 운동을 위해 더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지역의 인권단체와 인권 활동가에 대한 현황을 조사한 ‘부산지역 인권 단체 및 인권 활동가 현황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부산의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해 올해 2월 결성된 단체다.

이번 조사는 부산지역 66개 인권 단체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12명의 인권 활동가 심층 인터뷰 형태로 진행됐다. 부산에서 인권단체와 인권활동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활동가 최저임금 관련한 항목에는 52개 단체만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66곳의 단체 중 인권 활동가의 활동비가 최저임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14곳(26.9%)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에 맞춰 지급하는 곳은 18곳(34.6%), 최저임금 이상으로 지급하는 곳은 20곳(38.5%)이었다.

상근 활동가 수가 1명 이하인 곳도 30곳(4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근활동가가 없는 곳은 18곳이었으며, 1명인 곳은 12곳이었다.

인권단체 절반 이상은 ‘예산 확보’와 ‘활동가 신규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인권 운동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활동가 양성’과 ‘재정확보’라고 응답했다.

부산 인권플랫폼 '파랑'이 조사한 '부산지역 인권 단체 및 인권활동가 현황 조사' 보고서 발췌. 부산 인권플랫폼 '파랑'이 조사한 '부산지역 인권 단체 및 인권활동가 현황 조사' 보고서 발췌.

부산의 인권 운동이 지속해서 이어지기 위해 인권 활동가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정귀순 이사장은 “최저임금 언저리를 맴도는 활동비와 과중한 실무 부담으로 인해 많은 활동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지역을 떠나 수도권을 향하거나 활동가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던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의 어려움과 고민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람이 남지 않는 운동은 미래가 없다.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성장하고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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