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나흘째…컨 반출·입량 평소 대비 17% 불과
시멘트 출하량 계획 대비 10%이하로 뚝
부산항 등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급감
정부, 정유 입·출하 비상상황반 꾸려 점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부산항 등 전국 주요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의 20% 아래로 급감했다. 건설현장에선 당장 이번 주부터 셧다운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부산레미콘협동조합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의 운행이 중단됐다.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지되자 지역 레미콘 업체는 당장 생산 중단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2~3일 분량 수준밖에 재고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10만 3000t의 출하가 계획됐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실제 출하량은 9% 수준인 9000t에 불과했다.
레미콘 없이 작업이 불가능한 건설업계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건설의 핵심 자재인 레미콘의 생산이 멈추면 공사도 지연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레미콘을 사용하지 않는 기타 공정을 먼저 진행해 시간을 벌 수도 있겠지만 버텨봐야 1주일이 지나면 공정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을 비롯한 전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평소 대비 17%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800TEU로 확인됐다. 전날 같은시간 반·출입량(1만 1504TEU)에 비해서도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평소(2만 5572TEU)와 비교해서는 20% 수준에 불과하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항만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미리 컨테이너를 반·출입하는 등 대비를 하고 선박 스케줄을 조정한 탓에 아직 큰 피해는 없다.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둔 비율)도 아직은 안정적이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장치율이 점점 올라가고 이에 따라 항만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업계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탱크로리 운행이 제한돼 출하 물량이 평시 대비 감소하고 있다. 산업부는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공사 등이 참여하는 '정유업계 비상상황반'을 운영하며 탱크로리 파업 참여 현황과 정유공장·저유소의 입·출하 상황을 면밀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7일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를 방문해 "전국 주유소들이 추가 공급 없이 약 1∼2주간 버틸 수 있는 물량을 파업 이전에 확보한 것으로 안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는 탱크로리를 우선 배차 하는 등 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