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 허덕이는 지역화폐 '5% 인센티브' 일단 유지
동백전·동구 이바구페이 이어
오륙도페이도 현행 유지 결정
10% 복귀 기대한 상인들 실망감
부산 3개 화폐 인센티브 반토막
존속하지만 내년 인기 하락 우려
존폐 위기에 놓였던 부산 남구 지역화폐 ‘오륙도페이’가 내년에도 현행 체계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화폐 3개 모두 내년에도 운영이 계속된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센티브가 크게 줄어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역시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청은 오륙도페이를 내년에도 현행대로 5% 인센티브 체계로 운영하기로 하고, 구의회 내년도 예산안에 25억 원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그동안 남구청과 남구의회 내부에서는 재정 부담을 우려해 오륙도페이를 폐지하거나 동백전에 통합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고려해, 5% 인센티브 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재정 부담을 줄여 운영하는 절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8월 10% 인센티브 체계로 도입된 오륙도페이는 올해 8월 인센티브 요율을 5%로 줄였다. 올해 오륙도페이로 지출된 남구청 예산은 내년도 편성액보다 31.5%가 더 많은 36억 3000만 원이다.
부산시 ‘동백전’과 동구 ‘이바구페이’도 도입 당시 10%였던 인센티브를 올해 5%로 줄였고, 이 요율을 유지하는 선에서 내년도 운영이 결정된 상태다. 부산시는 동백전 관련 500억 원, 동구청은 이바구페이 관련 12억 4200만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이처럼 부산 지역화폐들이 내년에도 모두 운영되기는 하지만, 올해 초와 비교해 인센티브가 반토막이 되면서 지역화폐 인기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 인센티브 복귀를 희망한 지역 상인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남구 못골 골목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 중인 정연재(46·남구) 씨는 “요율이 10%였을 땐 많은 사람이 오륙도페이를 들고 가게를 방문했다”며 “경기 침체로 시민들이 지갑을 닫은 상황에서 5% 유지가 효과를 볼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빵집을 운영하는 최원태(32·남구) 씨 역시 “10% 인센티브가 제공될 때는 지역화폐를 사용하던 손님이 20~30% 더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지자체들은 국비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년 지역화폐 운영 자체도 빠듯한 만큼 인센티브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화폐가 주는 경제적인 효과는 확인됐지만, 재정 부담이 큰 사업인 만큼 지역 상인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다음 달 8일 동백전 예산이나 정책이 확정되면 오륙도 페이를 동백전에 통합 운영했을 경우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등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