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차기 회장 과열 양상… 정치권 ‘줄대기’ 점입가경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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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자리 놓고 물밑 경쟁 치열
정부 실세 등 줄대는 인사 50여 명
지역 금융 모르는 회장, 시대 흐름 역행
노조 ‘낙하산 관치 인사’ 저지 총력

문현금융단지 BNK 금융지주 전경. 부산일보DB 문현금융단지 BNK 금융지주 전경. 부산일보DB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둘러싼 외부 인사들의 물밑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간 금융 그룹 회장 선임에 있어서 최대 문제로 꼽혀온 ‘정치권 줄대기’가 되풀이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진다. 지역에서는 새 사령탑 체제에서도 ‘관치 금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 내부 승계 규정에 따라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비롯해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 지주 사내이사 겸 자회사 대표 9명 외에 외부 자문기관 2개 업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외부 후보군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내부와 외부 인사 간의 경쟁이 시작됐지만 지역 금융권에서는 ‘비BNK 후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인사들을 민간 금융회사의 장으로 내려꽂아온 정치권의 반복된 행태 때문이다. 여기다 수면 위로 떠오른 금융정책국장과 국책은행장을 지낸 A 씨, 공공기관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B 씨, 차관과 금융위원장을 지낸 C 씨,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D 씨 등 4명의 외부 후보 외에도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노리는 실제 인사는 50여 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오면서다.

문제는 이들이 부산, 울산, 경남의 금융 정책에 대한 이해도나 비전보다는 윤석열 정권 실세로 꼽히는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한 로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용산과 여의도에 BNK회장 자리를 노리고 뛰는 사람이 50여 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중론으로 여겨진다”며 “이들 모두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나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라는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금융을 통한 정책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료 출신들이 금융회사를 맡아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김지완 체제’에서 BNK금융그룹이 투자전문금융그룹으로 성장했으나 ‘금융’을 ‘정치’로 변질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 지역 금융 정책은 후순위로 밀려나면서다.

이를 두고 BNK 그룹이 비수도권 지역 금융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 대혁신을 이뤄야 하는 시점에 기재부 관료 출신인사들이 CEO가 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산은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할 중차대한 시기인 상황에서 ‘수도권 우선주의’ 성향 인사가 지역 대표 금융기업 수장 자리에 오를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의 차기 회장직에는 우선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이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BNK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NK 그룹 내부 인원들은 ‘낙하산 관치 인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BNK부산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 24일 <부산일보>에 “모피아로 알려진 기재부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쾌하고 거부감이 느껴진다”며 “기재부 인사가 회장에 취임하는 것이야말로 관치 금융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막겠다”고 말했다. BNK부산은행 노조 측은 다음 달 중순 BNK금융 차기 회장의 1차 후보군이 확정될 시점에 ‘관치 금융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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