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다 ‘블프’…삼성·LG, 美 TV시장 반전 이룰까
양사 올 세계 TV 출하량 부진
삼성, 재고소진용 ‘빅 세일’
LG 할인 폭 늘린 ‘프로모션’
美시장 연말 쇼핑 시즌 노려
올해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TV 시장은 수요가 둔화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양대 가전업체가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특수를 노리고 있는 이유다.
국내 가전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 기간이 겹치는 이달을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재고를 소진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왕성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LG, 올해 실적부진·재고 확대
27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8%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7600억 원에서 올 3분기에 2500억 원으로 67.1% 줄었다.
LG전자도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059억 원에서 2613억 원 감소한 마이너스 5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뿐만 아니라 재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재고 자산은 상반기보다 10% 늘어난 57조 3198억 원이고, 같은 기간 LG전자의 재고도 15.7% 증가한 11조 2071억 원이다.
■블랙프라이데이서 반전 이룰까
양사는 1년 중 가장 할인 폭이 큰 미국 내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주목하고 있다. 거기다 이달에는 TV 수요가 급증하는 월드컵 시즌까지 겹쳐 있어 실적 만회와 재고 소진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 TV 연말 결산 빅 세일’을 진행 중이다. 이번 달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네오 QLED 8K’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할인과 스포츠 경기 관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등을 프로모션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엑스박스와 협업해 12월 말까지 네오 QLED·OLED TV 구매 시 엑스박스 게임 패스 3개월 이용권과 컨트롤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인기 품목인 게임 콘솔기기가 올해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미국 삼성닷컴의 블랙프라이데이 딜을 보면 삼성전자는 네오 QLED 스마트TV 기준으로 2000달러 할인에 돌입했다.
85인치 8K 모델의 경우도 판매 가격을 7499달러에서 5499달러로, 같은 크기의 4K 모델은 4999달러에서 2799달러로 각각 인하했다.
별도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상담 코너도 열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과 가격대 등을 알려주면 제품 전문가가 소비자 성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준다.
LG전자도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연말 쇼핑 시즌에 앞서 할인 폭을 키우는 등 프로모션 폭을 넓혔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LG 올레드 TV는 모델 및 크기에 따라 기존보다 300∼1700달러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특히 LG전자는 수요가 증가하는 초대형 TV에 할인을 집중하고 있다. 83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의 판매가는 4799달러로 종전 대비 1700달러 내렸다. 86인치 ‘QNED 미니LED 8K’ 모델도 최초 출하가보다 40% 가까이 할인한 3799달러에 판매된다.
LG전자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이 겹치는 이달 말까지 ‘올레드로 올-레디! 빅토리 코리아 대축제’ 이벤트를 연다. 이 기간 올레드 TV를 사면 모델별로 최소 20만 원, 최대 400만 원 캐시백이 주어진다.
양대 가전업체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남미시장까지 광폭 판촉에 나서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내 TV매출 점유율은 43%에 달하는데, 이 기간 매출 확대를 위해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실적 부진과 재고 증가가 겹치면서 업계에선 블랙프라이데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할인폭과 혜택을 따져보면 좋은 구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