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유치전, BIE 3차 PT서 기선 잡아야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기 발판 마련 필요
인프라 구축으로 현지 실사 잘 대비해야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프랑스 파리에서 28~29일(현지시간) 열린다. 둘째 날에는 부산을 비롯, 2030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 후보 도시들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펼쳐진다. 총 5회의 경쟁 PT 일정 가운데 세 번째인 이번 PT는 내년 이맘 때로 예정된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위한 BIE 170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를 1년 앞둔 시점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엑스포 유치 운동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부산이 3차 PT에서 기선을 제압해 경쟁 도시들보다 앞서가는 국면을 만들 수 있도록 부산시와 정부·대한상의를 아우르는 민관합동유치위원회가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
올 7월 정부와 민간이 망라돼 출범한 2030부산월드엑스포유치위가 지금까지 전 세계 BIE 회원국을 상대로 발로 뛰는 유치전을 벌인 결과, 후발 주자인 부산이 ‘오일 머니’를 앞세운 최대 경쟁 도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를 빠짝 추격하거나 대등한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앞선 2차례 PT를 통해 부산의 다양한 도시 매력을 알리면서 기후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과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려는 부산엑스포의 가치를 적극 강조한 게 주효했다. 3차 PT에서는 한층 구체화된 계획과 경쟁 도시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전체 BIE 회원국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BIE 총회 이틀간 부산엑스포유치위 공동위원장이자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삼성·현대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 대표들과 함께 참석해 유치 활동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해 고무적이다. 정부대표단과 연대해 우리나라와 부산의 엑스포 개최 경쟁력을 입증하고 유치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총회와 PT 참석에 이어 대통령 특사로 불가리아 등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서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많은 BIE 회원국이 있는 유럽에서 부산이 승기를 잡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개최 도시 결정까지 남은 1년간 부산이 유력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지국을 늘려 가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내년 3~4월 BIE 실사단의 현지 실사에 잘 대비해야만 한다. 실사에서 제일 중요한 평가 항목이 국민의 관심과 유치 열기인 만큼 국가적으로, 범국민적으로 ‘원팀’이 돼 엑스포 열기를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 부산엑스포의 핵심 인프라를 차질 없이 구축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과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 말이다. 국가 명운을 걸고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이 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이 큰 희망이 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