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원 다변화 등은 왜 추진됐나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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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분해성 유기물질 위험 커지고, 상수원 지위 갈수록 위태

부산의 주 식수원인 낙동강 원수를 채취하는 물금취수장 일대 상공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의 주 식수원인 낙동강 원수를 채취하는 물금취수장 일대 상공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부산일보DB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은 수십 년의 역사가 있다. 부산은 1975년 낙동강에서 생활용수를 취수하기 시작했다. 이미 이때부터 낙동강은 보고 즐기는 강이 아니라 먹고 마셔야 하는 취수원이었고, 강이 오염되면 시민의 건강이 직접 영향을 받았다. 정부와 지자체 입장에서도 낙동강 수질의 개선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셈이다.

불행히도 낙동강 수질 노력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 1985년 낙동강유역환경보전종합계획이 수립됐고, 1991년까지 물금 지역 수질 2등급 달성을 목표로 했다. 물론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1992년 낙동강대권역 수질보전계획, 1996년 물관리종합대책, 1999년 낙동강수계 물관리종합대책 등 여러 종합계획이 추진됐고 모두 물금 지역 수질 2등급 달성 또는 낙동강 전 수계 수질 1~2등급 달성을 계획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지난해와 올여름 물금 지역의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6.2mg/L로 3등급이다. 같은 기간 한강 팔당호는 3.6~3.7mg/L로 1등급이었다.

수십 년 동안 22조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낙동강 수질이 만족스러운 식수원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낙동강 하류의 구조적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그나마 축산 농가 등에서 발생한 유기물질 유입량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산업단지에 발생하는 난분해성 유기물질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올여름 역대 최악의 녹조 사태가 발생하는 등 상수원으로서의 낙동강 하류 지위는 더 불안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근본적인 대책으로 ‘취수원 다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취수원을 낙동강 하류에서 타지역으로 일부 옮기는 것이다. 지난해 수립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에는 부산·경남에 낙동강 본류가 아닌 황강 하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황강 하류나 강변여과수는 수질 자체도 물금 지역 보다 양호하고, 낙동강 하류와 달리 특정 지역만 관리하면 상수원 수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취수원 다변화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 취수 지역의 반발을 제외하고도, 시민사회 안에서도 논란이 있다. 낙동강에서 상수원 기능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낙동강 수질에 대한 시민들의 민감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취수원 다변화로 먹고 마시는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하면, 낙동강이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취수원 다변화가 되더라도 낙동강 수질 개선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취수원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 공급을 확보하려면,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함께 보여주어야 하는 셈이다.

백경훈 박사는 “상수원 구역을 조정해 지금보다 어떻게든 축소시켜, 관리를 집중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신 하천 관리는 수생태계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과도한 수질목표 조정해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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