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예산” “단독 처리” 극한 대립, ‘밀실 합의’ 판 키우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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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벼랑 끝 엄포 전술
법적 근거 없는 ‘소소위’ 넘겨
첨예 갈등 ‘극적 합의’ 내세워
예산 증액 무더기 처리 가능성

여야가 예산 심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여야가 예산 심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여야가 예산심사를 놓고 갈등을 이어가면서 막판 ‘밀실 합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산심사가 늦어지면서 ‘소소위’ 등 법적 근거도 없는 협상 테이블로 많은 예산이 넘어가는 모습이다.

여야는 ‘준예산’ ‘단독 처리’ 등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이례적으로 일찍 언급하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성일종 정책위 의장이 준예산을 언급하면서 야당을 압박하고 나선 상태다. 준예산은 내년 1월 1일까지 국회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나라 살림을 위해 전년에 준하는 예산을 잠정적으로 집행하는 예산을 말한다. 미국의 경우 예산 갈등으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국민의힘이 준예산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면서 일부 보수 성향의 언론도 헌정 사상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준예산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예산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언급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제출한 예산안 대안을 단독 의결하는 방식으로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당의 준예산 주장이나 야당의 단독 처리 주장이 ‘엄포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준예산의 경우 과거 여야 극한 대립상황에서도 한 번도 편성된 사실이 없고 단독 처리 역시 대부분 ‘여당 주도’로 이뤄졌던 역사를 살펴보면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준예산이나 야당 단독 처리 예산 모두 ‘증액’이 불가능해 정치적으로는 불가능한 선택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준예산은 정부가 유지될 정도의 최소 예산을 편성할 수 밖에 없고 야당 단독 처리의 경우도 ‘정부 동의’가 없어 증액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증액은 못 할지라도 옳지 않은 예산을 삭감한 수정안을 선택”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 모두 지역구 예산 증액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증액 포기’를 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인터뷰에서 “(정부 동의 문제 등을 감안할 때)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제스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이처럼 ‘엄포용’에 가까운 예산처리 방식을 언급하며 대립을 이어가는 데 대해선 ‘밀실합의’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가 예산 감액 심사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증액 협상의 대부분은 ‘막판 협상’ 테이블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막판 협상은 속기록도 없고 법적 근거도 부실한 ‘소소위’에서 이뤄지게 된다.

예산안 조정소위 내의 소위라는 뜻을 지닌 ‘소소위’에 대해선 밀실 협상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야는 수년째 소소위에서 예산 협상의 결론을 내고 있다. 이번에도 여야가 갈등을 이어가다 소소위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는 방식으로 예산 증액을 무더기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 때문에 여야의 벼랑끝 전술이 밀실 협상을 정당화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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