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애도 물결, 반정부 시위 기름 붓나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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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에 애도 글 넘치고 거리엔 헌화 촉구 시민도
미국 일본 호주 등 서방에는 백지시위 연대 집회
중국 대도시 방역 전면 봉쇄 완화 움직임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대형 스크린에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 소식이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대형 스크린에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 소식이 방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시위’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 온·오프라인 등에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 사망을 애도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전 주석을 향한 애도가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으로 쓰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안당국도 이런 애도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반정부 시위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 전 주석이 사망한 다음 날인 1일 관영 인민일보는 흑백으로 신문을 발행했고, 바이두와 알리바바, 징둥 등도 홈페이지를 흑백으로 변경했다. 시민들이 모인 메신저에도 장 전 주석에 대한 애도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시민은 거리로 나서 상하이 장 전 주석의 자택 앞 등에서 그를 위해 헌화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현 시진핑 체제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면서 중국인들은 장쩌민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백지시위와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추모식이 끝날 때까지 톈안먼 광장과 중국 전역 정부 청사, 해외 중국 대사관에 조기를 게양하되, 관례를 내세워 외국 정부 인사들과 관리들을 초청하지는 않기로 했다. 장 전 주석 사망이 시 주석과 그의 측근 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에서는 정치 인사의 사망이 대규모 시위의 발단이 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호주, 일본 등 각국에서는 백지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뉴욕과 시카고의 중국 영사관 앞에 수백 명이 모여 중국 정부의 고강도 코로나19 제재와 단속, 봉쇄 장기화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카고 중국 영사관 앞에 모인 150여 명의 시위대는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백색 A4 용지를 들고 중국어와 영어로 '자유·인권·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AP통신은 같은 시간 뉴욕의 중국 영사관 앞에도 400여 명이 모여 '시민·존엄성·자유'를 외치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하버드대학의 랜드마크인 존 하버드 동상 앞에도 50여 명이 모여 시진핑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방역당국은 백지시위를 의식한 듯 대도시의 방역 봉쇄를 속속 완화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 광저우는 1일 하이주, 톈허, 바이윈 등 도심 9개 구의 전면적인 봉쇄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격리 대상인 코로나19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들을 정확하게 분류하면서 구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PCR(유전자증폭) 검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섬유 산업으로 유명한 하이주구 등 광저우 도심 지역은 올 10월부터 전면 봉쇄돼 주민 외출이 금지된 상태였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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