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소비자 잡아라”… 유통업계, 잇단 ‘1+1’·반값 할인 행사
홈플러스, 다음 달 4일까지 세일 프로모션
메가마트, 매달 1일 단 하루 할인 행사
이마트, 지난달 창립 29주년 기념 이벤트
잦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널을 뛰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짠물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들 ‘짠물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1+1행사나 반값 할인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난 유통업계는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크리스마스에 이어 내년 설까지 할인 폭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짠물 소비 추구하는 ‘체리슈머’
고물가 흐름이 지속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행태가 이어진다. 이른바 ‘체리슈머(cherry-sumer)’다.
‘체리슈머’는 약삭 빠르게 미끼 상품만 골라서 채가는 ‘체리피커’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최대한 알뜰하게 전략을 세워두고 소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지인과 생필품을 공동구매하거나 필요한 만큼만 식료품을 소량구매하는 식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게 특징이다. 체리슈머가 등장하게 된 것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상승했다. 3분기만 놓고보면 1998년(7.0%)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과거 ‘플렉스’와 같은 과시형 소비는 자취를 감추고 ‘짠물 소비’로 불리는 절약형 소비가 대세가 됐다.
■짠물 소비자 잡아라
유통업계에서는 ‘짠물 소비’를 하는 체리슈머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내년 1월 4일까지 대규모 세일 행사인 ‘홈플대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먹을거리를 최대 50% 할인하고, 창고 개방을 통해 이월 상품은 최대 80% 저렴하게 선보인다. 생활용품은 1+1행사를 진행하고 김치냉장고 등 시즌 가전제품도 특가에 내놓을 참이다. 이밖에 온라인몰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서도 같은 기간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발 앞서 메가마트는 장바구기 물가 완화를 통해 매달 1일 단 하루 다양한 파격할인 상품과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원데이 세일’을 진행 중이다. 1일 메가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상품군 반값 할인과 1+1행사를 비롯해 생필품·시즌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앞으로도 매달 1일이면 장바구니 인기 생필품 중심으로 반값 할인 등 파격적인 원데이 행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창립 29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창립기념 행사를 치렀다. 이번 행사에서 참다랑어회, 햇 인삼, 소고기 등 보양 신선식품이 주종을 이뤘고, 생활용품도 1+1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이마트는 대형마트라는 업의 본질에 맞게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장바구니 물가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쿠폰·소규모 구매 좋아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쿠폰이나 부가적인 할인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체리슈머다. 컬리와 11번가, 오아시스 마켓 등 배송업체는 이들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새벽 배송을 시키면 무료 쿠폰까지 지급하는 등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히 컬리와 11번가는 마진을 남기지 않는 수준으로 쿠폰을 뿌리고 있다”고 밝혔다.
체리슈머의 또 다른 전략은 필요한 만큼 소규모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대용량 구입을 통한 ‘쟁여두기’ 방식보다 할인하는 품목만 소량 구매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체리슈머의 이 같은 기호에 맞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올해 소포장, 소용량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편의점 CU가 론칭한 소포장 채소상표 ‘싱싱생생’이 대표적이다. ‘싱싱생생’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마늘, 고추, 대파, 모둠쌈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 판매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