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소비자 잡아라”… 유통업계, 잇단 ‘1+1’·반값 할인 행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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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다음 달 4일까지 세일 프로모션
메가마트, 매달 1일 단 하루 할인 행사
이마트, 지난달 창립 29주년 기념 이벤트

밀가루 가격이 37% 상승하는 등 1년 새 먹을거리 물가가 전체적으로 크게 오르면서 합리적인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고객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밀가루 가격이 37% 상승하는 등 1년 새 먹을거리 물가가 전체적으로 크게 오르면서 합리적인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고객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잦은 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널을 뛰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짠물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들 ‘짠물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1+1행사나 반값 할인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난 유통업계는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크리스마스에 이어 내년 설까지 할인 폭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짠물 소비 추구하는 ‘체리슈머’

고물가 흐름이 지속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행태가 이어진다. 이른바 ‘체리슈머(cherry-sumer)’다.

‘체리슈머’는 약삭 빠르게 미끼 상품만 골라서 채가는 ‘체리피커’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최대한 알뜰하게 전략을 세워두고 소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지인과 생필품을 공동구매하거나 필요한 만큼만 식료품을 소량구매하는 식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게 특징이다. 체리슈머가 등장하게 된 것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상승했다. 3분기만 놓고보면 1998년(7.0%)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과거 ‘플렉스’와 같은 과시형 소비는 자취를 감추고 ‘짠물 소비’로 불리는 절약형 소비가 대세가 됐다.


■짠물 소비자 잡아라

유통업계에서는 ‘짠물 소비’를 하는 체리슈머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내년 1월 4일까지 대규모 세일 행사인 ‘홈플대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먹을거리를 최대 50% 할인하고, 창고 개방을 통해 이월 상품은 최대 80% 저렴하게 선보인다. 생활용품은 1+1행사를 진행하고 김치냉장고 등 시즌 가전제품도 특가에 내놓을 참이다. 이밖에 온라인몰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서도 같은 기간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발 앞서 메가마트는 장바구기 물가 완화를 통해 매달 1일 단 하루 다양한 파격할인 상품과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원데이 세일’을 진행 중이다. 1일 메가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상품군 반값 할인과 1+1행사를 비롯해 생필품·시즌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앞으로도 매달 1일이면 장바구니 인기 생필품 중심으로 반값 할인 등 파격적인 원데이 행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창립 29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창립기념 행사를 치렀다. 이번 행사에서 참다랑어회, 햇 인삼, 소고기 등 보양 신선식품이 주종을 이뤘고, 생활용품도 1+1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이마트는 대형마트라는 업의 본질에 맞게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장바구니 물가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쿠폰·소규모 구매 좋아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쿠폰이나 부가적인 할인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체리슈머다. 컬리와 11번가, 오아시스 마켓 등 배송업체는 이들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새벽 배송을 시키면 무료 쿠폰까지 지급하는 등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히 컬리와 11번가는 마진을 남기지 않는 수준으로 쿠폰을 뿌리고 있다”고 밝혔다.

체리슈머의 또 다른 전략은 필요한 만큼 소규모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대용량 구입을 통한 ‘쟁여두기’ 방식보다 할인하는 품목만 소량 구매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체리슈머의 이 같은 기호에 맞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올해 소포장, 소용량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편의점 CU가 론칭한 소포장 채소상표 ‘싱싱생생’이 대표적이다. ‘싱싱생생’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마늘, 고추, 대파, 모둠쌈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 판매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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