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전 ‘974 경기장’ 에어컨 없는 컨테이너 조립식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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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는 카타르 국제전화 국가번호
컨테이너 박스 974개 재활용
내년 아시안컵 이후 해체 가능성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 경기가 펼쳐진 스타디움 974 경기장. 경기장은 974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해 지어진 조립식 구장으로 카타르의 무역 산업 등을 상징한다. ‘974’는 또 카타르의 국제전화 국가번호이기도 하다. AF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 경기가 펼쳐진 스타디움 974 경기장. 경기장은 974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해 지어진 조립식 구장으로 카타르의 무역 산업 등을 상징한다. ‘974’는 또 카타르의 국제전화 국가번호이기도 하다. AF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이 열린 경기장은 숫자가 포함된 특이한 이름으로 눈길을 끈다. 수도 도하의 라스 아부 아부드 지구에 들어선 ‘스타디움 974’ 경기장.

이번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건립된 8곳의 경기장 중 유일하게 조립식 경기장인 이곳에 붙은 숫자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카타르의 국제전화 국가번호. 우리나라 국가번호가 ‘82’인 것처럼 카타르의 국가번호는 ‘974’이다. 두 번째 특징은 이 경기장이 974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올려 만들었다 점. 항구 옆 해안가에 자리 잡아 별도의 공조설비가 필요한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것도 이 경기장의 큰 특징이다. 카타르 월드컵의 큰 특장점 중 하나인 경기장 내 에어컨 역시 이곳만 예외인 셈이다.

스타디움 974에 사용된 974개의 컨테이너는 선박 운송용 컨테이너를 재활용한 것으로, 중동의 중심 무역항으로서의 도하 위상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동시에 건축 쓰레기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친환경 대회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스타디움 974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시스템(GSAS)의 설계·시공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를 받기도 했다.

월드컵 개최 후 해체하려던 당초 계획은 변동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당분간 수명을 이어 갈 전망이다.

수용인원이 약 4만 명인 이곳에서는 모두 일곱 경기가 열렸는데,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빼면 모두 조별 예선이었다. 경기장 옆 페르시아만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이용해 자연 통풍과 온도 유지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에어컨 없이 경기를 펼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 따라서 이곳에서의 일곱 경기는 모두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야간경기로 열렸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만 치른 한국과 달리 브라질은 스위스와의 2차전을 이곳 스타디움 974에서 치렀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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