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물동량 회복세… 가슴 쓸어내리는 산업계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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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개시명령 등 정부 강경책 후
반출입량·장치율 안정화 신호
정밀기계·섬유업계 ‘안도 한숨’

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인 지난 2일 부산항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인 지난 2일 부산항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강경책으로 부산항이 물동량을 상당 부분 회복하면서 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시멘트 운송 차량에 이어 철강과 정유 분야에도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파업에서 이탈하는 화물차주들이 보복으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신변을 보호하겠다며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든 상태다. 주말 동안 이어진 이 같은 조치의 여파로 부산항을 비롯한 수출입항은 서서히 항만 기능을 회복 중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 2269TEU다. 이는 평시의 48% 수준이다. 이전 주 월요일 같은 시간대 반출·입량이 6515TEU 임을 감안하면 부산항 기능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주 내내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 25% 수준에 그쳤다.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인 비율을 뜻하는 장치율도 안정적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부산항의 장치율은 68%로 평시와 비슷했다. 이번 파업 기간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물량 자체가 없는 데다, 비노조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는 영향으로 추측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터미널마다 배차가 안 되는 등 사정이 다 다르다”며 “파업 장기화는 결국 업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부산항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이자 파업 초반에 재고 부족으로 시멘트와 철강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며 잔뜩 움츠렸던 정밀기계와 섬유업계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산의 한 기계설비 전문업체는 “수입 물량이 분산입고되고 있지만 아예 물량이 끊어진 게 아니어서 생산이 중단되지는 않았다”며 “부산항 물동량도 정상화되고 있다고 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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