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 내린 16강 축제, 한국 축구의 희망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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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월드컵 맞대결 꿈 무산 아쉬워
재정비 통해 차기 8강 목표 달성해야

6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민이라 자랑스럽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벤투호의 공격을 이끈 황희찬 선수가 경기 뒤 눈물을 글썽이면서 한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말 열심히 뛰어 준 당신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은 6일 카타르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완패했다. 벤투호는 원정 대회 사상 첫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조별리그 3경기를 최선을 다해 뛰면서 체력 소모가 너무 컸던 게 패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 브라질은 개인 기량이 뛰어나면서도 선수층이 두터워 체력도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고, 통산 3번째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유럽 최강의 포르투갈에 2대 1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이뤄 냈다. 안와골절상 수술까지 받은 뒤 안면 보호대를 쓰고 그라운드를 질주한 주장 손흥민 선수는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 선수들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교훈을 줬다. 이태원 참사와 경제 위기, 무능한 정치 등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오랜만에 큰 기쁨을 선사했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8강전에서 맞붙는 즐거운 상상이 현실이 되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일본 역시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전·후반과 연장전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기간 한·일 선수들은 물론이고 양국 축구 팬까지 서로의 선전과 8강에서 만나기를 기대한 대목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읽힌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가운데 월드컵 본선에서 나란히 7승씩 거둔 최다승 국가이자 축구 라이벌이다. 최근 경색됐던 한·일 양국의 해빙 무드 속에 아쉽게 성사되지 못한 양국 축구대표팀 간의 친선 경기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월드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20년 넘게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까지 포함한 한·중·일 리그가 열린다면 더욱 흥미진진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벤투 대표팀 감독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니 이제는 새로운 감독을 물색하는 등 재정비에 나설 때다. 2026 월드컵은 북미의 캐나다·멕시코·미국 3개국의 공동 개최로 본선 진출 팀이 48개로 늘어난다. 한국은 차기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16강을 넘어 8강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본선을 앞두고 잦은 감독 교체로 준비하는 시간이 짧았다. 선수들은 4년 4개월 동안의 벤투 체제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평을 하고 있다니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자리매김한 이강인은 “날마다 발전하는 선수,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희망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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