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등어 어획량 늘었는데 가격은 되레 껑충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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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만 5996t 평년보다 67.7%↑
신선 냉장 가격 전월 대비 9.1%↑
수요 많은 중·대형어 적게 잡힌 영향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이 10월보다 3배 늘었지만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최근 고등어 경매를 앞둔 부산공동어시장 모습. 부산일보DB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이 10월보다 3배 늘었지만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최근 고등어 경매를 앞둔 부산공동어시장 모습. 부산일보DB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이 10월보다 3배나 늘었지만 소비자 가격은 되레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수요가 많은 중·대형 고등어가 적게 잡혀 물량 확보 경쟁이 붙었고, 그 결과 전체적으로 소비자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은 2만 5996t으로 10월 어획량(8612t)의 세 배가 넘는다. 지난달 어획량은 지난해와 평년의 같은 달과 비교해도 각각 40.3%, 67.7% 많았다.

10월까지는 어황이 좋지 못해 어획 부진이 이어졌으나, 지난달 들어 제주도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어장이 형성됐고 어군 밀도도 높았다고 KMI는 분석했다. 통상 9월 말에서 1월까지는 고등어 조업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다.

앞서 9~10월에는 ‘힌남노’와 ‘난마돌’ 등 가을철 태풍 때문에 조업 일수가 줄어 어황이 좋지 않았다. 고등어 선단을 이끄는 대형선망 업계의 올해 9~10월 두 달간 조업 일수는 20여 일에 불과했고,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가량 줄어들었다.


지난달부터 조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어획량이 늘었지만 지난달 고등어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지난달 고등어 도매 가격은 전월보다 14.3% 오른 6514원(1kg 기준)이다. 신선 냉장과 냉동 고등어의 소비자 가격은 도매 가격 상승 영향으로 각각 9.1%, 4.1% 올랐다.

공급이 늘었는데도 가격이 오른 원인은 고등어 크기에 있다. 주로 중·대형어(마리당 300g 이상) 국내 소비 수요가 높은데, 지난달 중·대형 고등어가 적게 잡히면서 도매가격이 올랐고 자연스럽게 소비자 가격을 견인했다. 실제로 국내 고등어 80% 이상이 위판되는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난달 고등어 위판 현황을 보면, 중·대형어 비율은 10.9%로 전월(25.4%)보다 낮았다.

KMI 대중어관측연구팀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은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등어는 중·대형어 수요가 높은데, 11월 어획량이 전달보다 대폭 늘었음에도 전체 어획량 중에서 중·대형어 비율은 낮았다. 이에 도매상 사이에 물량 확보 경쟁이 붙어 소비자 가격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작은 크기의 고등어는 사료용으로 아프리카 등지에 수출된다. 대형선망 관계자도 “아직은 작은 크기 고등어가 많이 잡혀서 이번 달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과 달리 고등어 산지의 지난달 위판 가격은 10월보다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수요가 많고 단가가 높은 중·대형어 비율이 적고 단가가 낮은 사료용 고등어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체 위판 금액 자체는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고등어 산지 가격은 kg당 4084원으로 전달보다 4.6%가량 떨어졌다. KMI 대중어관측연구팀 측은 “이번 달에도 고등어 어황이 평년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돼 재고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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