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죽음’ 마산보도연맹 희생자 국가 배상해야”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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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5억여 원 위자료 판결
“헌법 보장 국민 기본권 침해”

창원지방법원 건물 전경 창원지방법원 건물 전경

법원이 무죄 판결받은 마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들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법 제5민사부(부장판사 김희수)는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5명의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민보도연맹원 5명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1950년 7~8월 마산 시내 극장에 소집됐다가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체포돼 마산형무소에 구금됐다.

이후 이들은 국방경비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마산지구 계엄고등군법회로부터 사형을 선고 받았고, 1950년 8월 24일 집행돼 모두 사망했다.

재판부는 이번 민사소송에서 유족 39명에게 총 5억 1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희생자들은 8000만 원, 그 배우자는 4000만 원, 부모·자녀는 800만 원, 형제자매는 400만 원이다.

원고측이 청구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변론종결일인 2022년 10월 20일부터 선고일인 12월 8일까지는 5%씩 이자를, 이후로는 12% 비율로 계산해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희생자들은 단순히 국민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적법한 절차 없이 체포·구금돼 사형당했다”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마산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1950년 6월 15일부터 8월 초순 헌병과 경찰이 마산지역 보도연맹원 500여 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이 중 141명에 대해 국방경비법상 이적죄로 사형을 집행한 사건이다. 사망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하면 희생자는 더욱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마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들은 70년 만인 2020년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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