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은 딴 동네 이야기… 거래 활발한 고가 아파트 ‘그들만의 리그’(종합)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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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거래량 62.3% 급감
30억 이상 아파트 거래는 꾸준
바다 전망 희소성에 수요 몰려

부동산 거래량은 줄었지만, 30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래는 꾸준히 이어져 그 비중이 높아졌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동산 거래량은 줄었지만, 30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래는 꾸준히 이어져 그 비중이 높아졌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부산일보DB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부산지역 30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커지고 있다. 전체적인 매매 건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대형 평수와 ‘바다 뷰’라는 희소성 때문에 구매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 4931건으로, 전년 동기 3만 9527건에 비해 62.3% 감소했다. 그러나 3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지난해 20건에 이어 올해는 19건 거래됐다. 이에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30억 원 이상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30억 원 이상의 아파트 비율은 0.05%, 올해는 0.13%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0.01%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다.


고가 아파트 거래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 1월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경동제이드’ 234㎡는 75억 원(3.3㎡당 8348만 원)에 거래됐다. 8월엔 ‘대우트럼프월드마린’ 243㎡가 55억 원(3.3㎡당 6205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0월 ‘해운대경동제이드’ 222㎡가 43억 원(3.3㎡당 5059만 원), 10월 ‘해운대아이파크’ 213㎡도 43억 원(3.3㎡당 4541만 원)을 기록했다. 11월에는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160㎡가 32억 5000만 원(3.3㎡당 4572만 원)에 팔렸다. 특히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는 중에도 부산에서 ‘신고가’(새로 최고가격에 거래됐다는 의미)를 찍어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억 원 이상~30억 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0년 117건, 2021년 79건, 2022년 55건을 기록해 거래량은 줄었지만, 0.16%, 0.20%, 0.37%로 비중은 늘고 있다.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더 커질 확률이 높다. 해운대뿐만 아니라 전통적 ‘부촌’으로 꼽히는 남천동을 중심으로 대연동, 용호동 일대의 대남교차로 주변이 ‘대남라인’으로 불리며 고급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그동안 고가 아파트 대부분이 해운대구에서 거래됐지만, 남천동과 용호동이 새롭게 고급 주거지역으로 떠오르며 남천동 삼익비치 148㎡ 27억(3.3㎡당 4541만 원), 용호동 더블유 144㎡ 27억 9500만원(3.3㎡당 4889만 원)에 거래되는 등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며 “2023년에는 ‘남천자이’와 ‘더비치푸르지오써밋’이 입주 예정이어서 고가 아파트 거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희소성’이다. 서울에 ‘한강뷰’가 있다면 부산은 ‘광안대교뷰’다. 광안대교가 얼마나 잘 보이느냐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다. 수영구 남천동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단 광안대교가 보이면 프리미엄은 1~2장(1억~2억 원)은 그냥 깔고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수영구 일대에서는 광안대교가 보이느냐 마느냐는 매우 큰 차이”라고 말했다. 또 165㎡(구50평) 이상 대형면적 아파트 공급이 2019년 이후 1063세대에 그쳐 희소성이 더 크다는 점도 고가 아파트 경쟁력이 되고 있다.

최근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매물이 증가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도 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는 이유로 작용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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