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이태원 참사 막말’ 거센 후폭풍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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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기자회견 후 ‘2차 가해 막자’ 고발
민주당 청년위, 1인 시위·사퇴 촉구
15일도 민변·유가족 창원서 기자회견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이 14일 오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막말을 한 김미나 창원시의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대한 기자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이 14일 오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막말을 한 김미나 창원시의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대한 기자

158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온갖 막말을 뱉어 논란이 된 국민의힘 소속 창원시의원이 유가족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발당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며 사태를 수습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되레 진정성 의문과 사퇴 촉구로 여파가 커지는 모양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4일 오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미나(53·비례) 창원시의원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은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조차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정의당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경남경찰청을 찾아 김 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상에 이태원 참사 유족에 대해 ‘시체팔이 족속’, ‘우려먹기’, ‘자식 팔이 장사’ 등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13일 창원시의회 신상발언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취재진을 만나 “공인임을 깜빡했다”는 등 입장을 밝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 위원장은 “김 의원의 망언은 유가족들께 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혔다”면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를 통해 ‘2차 가해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경종을 울리기 위한 취지로 고발하게 됐다는 배경을 밝혔다.

‘고발 기자회견 자체가 2차 가해가 될 우려도 있다’는 질의에는 “(유가족들에게)아픔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2차 가해성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고발”이라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초선인 김 의원이 당선 전에도 SNS에 이 같은 수위 높은 게시글이 많았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국민의힘 후보 자질검증 신뢰성을 의심했다.


지상록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원장이 14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미나 창원시의원 규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대한 기자 지상록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원장이 14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미나 창원시의원 규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대한 기자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청년위원회에서도 같은날 오전 “막말논란 김미나 시의원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도당 청년위는 “진정성이 의심되는 사과와 언론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로 인해 더 큰 공을 사기 시작했다”며 “오히려 이런 관심을 즐기는 것 아닌가 하는 소름끼치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인성을 가진 사람이 창원시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크게 든다”면서 “유가족들에게 정말로 사과한다면 본회의장에서 보여줬던 마지못한 사과가 아닌 사퇴로 용서를 구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청년위는 이날 창원시의회 앞에서 ‘김미나 즉각 사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가지기도 했다.

15일에도 창원시의회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김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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