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국제신도시는 ‘과밀 학급’ 고통… 신입생 입학해도 학교가 없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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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명문초등학교 공정 45%
당분간 임시 교사 사용 불가피
주변 2~6학년 전학도 늦어져

부산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준공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져 학생들이 등하교에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명문초 건축 현장 모습. 부산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준공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져 학생들이 등하교에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명문초 건축 현장 모습.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명문초등학교 건설 공사가 지연돼 새 학기인 내년 3월에 준공되지 못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1학년 신입생들은 수개월 동안 멀리 떨어진 임시 교사로 등·하교하는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강서구 명지동 명문초 신축 공사 공정은 45%에 불과하다. 명문초는 당초 내년 3월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2개월가량 준공이 지연됐다. 공사를 담당하는 부산시교육청 시설과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레미콘 운반 사업자 파업 등의 영향으로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명문초는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이 추진됐다. 설립 추진 당시 ‘명지5초등학교’라는 가칭으로 불렸는데, 2020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국비 지원이 무산됐다. 이에 시교육청이 266억 원, 강서구청이 30억 원을 부담하는 ‘지자체 공동투자’ 방식으로 짓게 됐고, 지난해 12월에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시작됐다.

문제는 내년 3월 새 학기에도 학교 건물이 준비되지 않아 1학년 신입생 245명은 입학 후에도 당분간 명문초 예정지에서 2km가량 떨어진 임시 교사로 등·하교한다는 점이다.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은 내년 3월 1일 명문초를 개교하되, 건물이 완성되는 5월까지는 현재 부산시학생교육원 인성교육관 ‘울림마루’로 쓰이는 옛 명지초등학교 건물을 임시 교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변 학교 2~6학년 학생의 전학 시점도 늦어져 과밀학급 문제도 당분간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청은 명원초, 신명초 재학생 중에서 일부 아파트 단지 거주자를 상대로 전학 수요조사를 실시했고, 학교가 준공되면 본격적으로 전학 희망을 신청받을 계획이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신명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25.4명이고, 명원초의 학급당 학생 수는 28.6명으로 두 학교 모두 부산 지역 초등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23명)을 넘겼다. 특히 명원초는 교육부 과밀학급 기준인 학급당 학생 수 28명을 초과한다.

익명을 요구한 신명초의 한 운영위원은 “명지국제신도시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상시화돼 있다”며 “신도시의 일부 초등학교 학생들은 모듈러 교실에서 생활하며 운동장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 교사 주변 도로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아 통학버스 주차 공간도 나오지 않는다”며 “특히 하교 때에는 학교 앞에 학원차도 많이 몰릴 텐데, 혹시라도 누군가 다치는 일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측은 학교 건물을 준공 예정일에 맞춰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임시 교사를 사용하는 동안 통학버스를 배치하고 버스마다 전담 인력을 둬 학생 통학 안전을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다음 주쯤 시교육청에 특별교육재정수요 예산을 신청해 1월 초 통학버스 운영을 위한 예산을 교부받을 예정이다”며 “등·하교 시 전 차량에 안전도우미를 비롯한 전담 인력을 배치해 학생들이 버스 탑승에서 누락되지 않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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