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자이, 인기 브랜드에 오션뷰 품었지만 최고 분양가 부담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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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등 주변과 비교해 경쟁력
후분양·발코니 확장 무료 등 눈길
분양가, 심리적 저항 부딪힐 수도
5개월 내 잔금 납부, 압박감 커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남천자이의 분양 성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남천자이의 야경. GS건설 제공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남천자이의 분양 성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남천자이의 야경. GS건설 제공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이냐, 브랜드와 입지냐'

남천자이의 완판 여부를 바라보는 시장과 업계의 반응이다. 남천자이가 브랜드나 오션뷰 등 입지가 좋기에 부산 최초 3.3㎡당 평균 3000만 원도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고금리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최악을 향해 치닫는 상황에서 너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악조건 속 3000만 원 이유

부산을 대표하는 고가 아파트의 분양 사례는 2015년 분양한 ‘해운대엘시티더샵’이 대표적이다. 이때 평균 분양가는 2730만 원이었다. 당시의 해운대구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이 3.3㎡당 1127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였던 셈. 해운대구는 해운대엘시티더샵의 영향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1118만 원에서 2427만 원으로 치솟을 정도였다. 해운대엘시티더샵 주변 시세와 차이가 많이 나 충격이 컸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상승 중이라 많은 이들이 ‘그래도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남천자이는 해운대엘시티더샵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지금 부동산 경기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89%를 기록했다. -1.89%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하락률도 4.19%나 된다. 특히 소위 ‘해수동(해운대, 수영, 동래)’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큰 데 남천동이 포함된 수영구는 -2.36%을 기록 중이다.

다만 남천자이는 주변의 비교 대상이 있다. 남구 용호동 ‘더블유’는 10월 21일 144㎡(공급 189㎡)가 거래가 됐는데 3.3㎡ 평균 4888만 원이었다. 남천자이의 분양가격이 부산 최고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어서 해운대엘시티더샵을 분양할 때와 같이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는 낮은 편이다. 남천자이 관계자는 “후분양인 만큼 발코니 확장비와 세대 내 에어컨과 일부 옵션이 무상 시공되기 때문에 3.3㎡당 분양가 100만~120만 원 정도나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3000만 원의 신호탄 될까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남천자이 분양의 성패 여부다. 만약 남천자이가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다면 3.3㎡당 평균 3000만 원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아파트값의 라이벌은 남천동(수영구)과 우동(해운대구)이다. 둘은 20년간 아파트값 수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 7월까지 매년 아파트값은 남천동과 우동이 번갈아 가며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우동이 남천동을 앞서가는 추세다.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개발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위 ‘대남라인’이 성장하며 서로 키를 맞춰 가는 모양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영구에서 평균 분양가 3000만 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앞으로 해운대구에서 분양하는 대단지 아파트는 3000만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해운대구에서는 2020년 이후 3개 단지만 분양했기에 분양가가 높지 않았지만 앞으로 중동이나 우동에서 분양할 경우에는 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천자이가 완판된다면 이후 분양하는 더비치푸르지오써밋(대연 4구역) 등도 평균 분양가 3000만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적 마지노선 넘을 수 있나

여전히 고금리와 좋지 않은 시장상황이라는 변수는 있다. 또 3.3㎡당 평균 3000만 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에 걸릴 수도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입지로 인식되는 남천동에 위치한 ‘삼익타워’를 재건축한 ‘남천자이’는 지하 3층에서 지상 36층까지 7개동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913세대 중 116세대를 일반 분양해 그 수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부동산업계는 세대수가 적어 완판이 쉬울 것이라는 분석과 동시에 조합원들이 소위 RR(로얄동, 로얄층)을 상당 부분 가져간 상황에서 3.3㎡당 평균 3000만 원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분양하는 남천자이의 주택형은 59㎡A1(1세대), 59㎡A2(3세대), 59㎡B(2세대), 74㎡B(2세대), 74㎡C(22세대), 84㎡A2(1세대), 84㎡B21(13세대), 84㎡C2(58세대), 84㎡D(14세대)형이다. 아파트 입주는 2023년 1월 말 예정이고, 2023년 6월 26일까지 5개월 안에 잔금을 마련해야 한다.

수영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대출 시장이 어려워 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4~5장(4억~5억 원) 이상은 들고 있어야 계약을 무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쉽지 않은 시장 여건, 좋은 브랜드와 입지가 공존해 남천자이의 분양 성적표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업계에서는 종종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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