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지수 ‘꼴찌’ 부산, 불명예 언제까지 안고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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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6개 분야에 1등급 전무
도시 이미지 고착 우려… 대책 시급

부산이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표하는 2022년 전국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낙제점인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7일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 몰린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이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표하는 2022년 전국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낙제점인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17일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 몰린 시민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이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표하는 2022년 전국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낙제점인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지역별 안전 수준과 안전 의식을 숫자로 계량화해 등급으로 나타낸 지표가 지역안전지수인데, 부산은 6개 분야 중 화재와 범죄 항목은 5등급, 자살과 감염병 항목은 4등급으로 평가됐다.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최하위 5등급을 가장 많이 받았고, 1등급은 하나도 없었다. 명색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안전 수준이 이 정도라니, 불명예도 이런 불명예가 없다. 부산시민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가 됐다. 부산이 이런 수모를 겪는 동안 시는 어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놨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부산의 최하위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5년 제도 도입 이후 2019년까지 5년 연속 5등급이었는데, 3년 만에 또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래서 더 창피하고 민망하다. 이번 평가에서 특·광역시 중 세종시는 화재·범죄·자살·감염병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아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혔다. 서울시는 교통사고·생활안전 분야에서 1등급, 수도권인 경기도는 교통사고·화재·생활안전·자살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다. 이들 지자체는 최소한 한두 분야 이상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등급 분야가 전혀 없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다. 부산시가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부산의 안전지수 꼴찌는 현 ‘박형준 부산 시정’이 내걸고 있는 ‘부산, 참 살기 좋은 도시’ 실현이라는 구호마저 우습게 만든다. 갈수록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도시 안전을 내팽개치고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할 수는 없다. 빈번한 범죄와 화재 위험으로 신변 안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면 부산에 살기는커녕 누가 오려고 하겠나. 안 그래도 부산은 범죄 발생과 고독사 비율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올해 발표한 지난해 기준 인구 1000명 당 광역지자체 범죄 발생률을 보면 부산은 제주 다음으로 높았다. 고독사도 인구 10만 명당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라도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지역안전지수는 부산의 안전에 대한 공식 평가인 만큼 시는 이번 결과를 뼈아프게 여겨야 한다. 대외적으론 부산이라는 도시의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일차 근거가 되고, 누적되면 부산의 도시 이미지로 굳어진다. 그렇게 되면 부산의 미래 역시 담보하지 못한다. 그러잖아도 청년층 등 인구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산이다. 여기에 안전하지 못한 도시라는 이미지마저 더해지면 정말 큰 일이다. 특히 부산은 국제관광도시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계속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시의 안일함과 무신경함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시의 강도 높은 ‘안전 꼴찌’ 탈불명예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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