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수산식품산업은 신성장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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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언 ㈜백화수산 대표

HMR·밀키트, 수산식품 새 트렌드
갈수록 세계 시장 규모도 성장세
K시푸드 인기·위상도 고공행진
건강·신뢰감 주는 제품 개발 중요

예전부터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 사례는 많다. 과거 영국과 스페인 그리고 네덜란드가 해양을 발판으로 대국으로 주름잡았다. 최근엔 미국과 일본 그리고 호주가 과학기술 분야의 해양대국으로 우뚝 서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해양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고, 향후 해양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 분야의 발전에 따라 수산식품 시장도 과거와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기존 수출 ‘효자’ 분야인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실적 악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 수출 시장은 건강 기능식에 대한 수요와 한국 식문화에 관한 관심 증가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식품인 김, 굴, 어묵, 참치, 전복 등은 K시푸드를 견인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요즈음 들어 관심과 이슈가 더 집중되는 수산식품이 있다. 과거 수산식품을 대표하던 통조림, 레토르트 식품에 비해 가정간편식으로 불리는 ‘HMR(Home Meal Replacement)’과 밀키트 형태의 종류다. 요즈음 이러한 수산식품을 애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코로나19 이전에도 1인 가구와 고령 인구의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이던 가정간편식 HMR 시장과 밀키트 제품은 이제 수산물의 새 소비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식품산업통계 정보에 따르면, 세계 가정간편식 HMR 시장 규모는 연평균 4%로 성장 중인데, 2018년 907억 달러에서 2023년엔 1102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 음식을 대체한다는 의미의 ‘가정대용식’ 또는 ‘가정간편식’으로 불리는 HMR은 완전 조리 식품이나 반조리 식품으로 집에서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일컫는다. 냄새 등 조리할 때 불편함을 해결한 생선구이 제품 등이 많다.

그런데 HMR과 밀키트는 조금 다르다. 밀키트는 재료 준비만 해 놓은 포장 상품으로, 조리는 첨부된 설명서를 보고 직접 해야 한다. 꾸준한 성장세인 HMR 시장과 함께 밀키트 역시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즉석조리 식품 가운데 밀키트의 비중이 66%로 가장 높고, 국이나 탕, 찌개 종류가 54.2%로 나타났다. 과거 밀키트 제품은 집에서 조리하기 힘든 음식의 구매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엔 집밥 수요 증가로 일상식 제품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고물가의 그림자는 피할 수가 없다. 현재는 3000원짜리 김밥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외식 품목 가격은 김밥 3046원, 짜장면 6300원, 냉면 1만 5000원이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 100 기준)로 전년보다 57.7% 올랐다. 이러한 비용 부담으로 외식을 자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예측을 보면 HMR과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2년에만 5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대기업 식품회사는 물론 플랫폼 등 유통사와 외식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해양수산부와 각 지자체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민 소득 증대를 위해 수산물을 활용한 식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HMR과 밀키트 상품의 개발, 시장 개척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품질과 안정성 강화, 포장기술 교육 등이 주요 포인트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수산식품산업 거점 단지의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해 관련 업체의 매출 증대와 신제품 개발 등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다. 부산시도 내년 6월 ‘수산식품 특화단지 기업 센터’를 개소해 다양한 가공품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수산식품 제조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임을 고려하면 정부와 지자체의 이러한 정책적 도움은 우리 수산식품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K시푸드의 인기와 위상도 고공행진 중이다. HMR과 밀키트로 대표되는 K시푸드의 수산식품 제조에 국산 수산물이 아닌 저가의 수입물을 이용해 어렵게 쌓아 올린 명성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단기적인 이윤만을 꾀하는 일부 몰지각한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 우리의 푸른 바다가 내어 주는 소중한 자원으로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산 식품의 개발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해양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포장재의 개발은 우리 수산식품의 발전과 함께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필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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