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최종금리 3.5%, 정책적 약속 아냐… 언제든 변동”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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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 목표 2% 웃도는 수준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 점차 커져
소비자물가 오름세 둔화 전망
‘가계부채 중장기적 위험성’ 강조

이창용 한은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의 최종금리는 3.5%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는 정책적 약속이 아니고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동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에 대해선 중장기적 위험이 크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내놓았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며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에서 상당폭 내려와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2%로 가기 전이라도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같이 고려하는 게 당연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11월 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며 “경제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과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낮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변화가 인플레이션 예측에 주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다년간 연구를 통해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지만 우리는 학계에서 논쟁이 많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단기적으로 올랐던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시장에서 본다는 것이지, 경기 침체 예측 증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가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의 경계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7%다. 반기 성장률은 상반기 1.3%, 하반기 2.1%의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의 발언은 상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어려워지거나 하반기에도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 침체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총재는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정책금리 인상이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므로 디레버리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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