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70개 찬반 이슈에 균형 잡힌 관점 제시
토론의 힘 생각의 격/허원순
10월 16일 벌어진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고’로 피해 보상 문제가 논란이 됐다. 이용자들이 편해서 가입하고 무료로 누린 카카오 서비스의 관리 잘못에 대한 피해 보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적극 보상론’에 찬성하는 이들은 카카오가 무료 공개지만 뱅킹과 보험 등 금융, 교통과 호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수익을 냈다고 본다. 데이터 백업, 서비스의 항상성·일관성 유지라는 기업의 묵시적·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만큼 피해 보상을 바라는 모든 이용자에게 많든 적든 회사가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카톡 먹통과 인과관계가 분명한 구체적이고 명백한 손실에 대해 법에 명시된 만큼의 손실 보상 이상은 안 된다고 본다. 피해 보상은 독립적 법원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매일 다양한 가치가 부딪히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는 현실을 살아간다.
<토론의 힘 생각의 격>은 첨예한 경제·사회 이슈 70개를 다루며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는 법을 담은 책이다. 이슈들은 이태원 참사, 안락사, 촉법소년 연령 조정, 분양가 상한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취약계층 빚 탕감, 법인세 인하 등 다양하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인 저자는 70개 이슈를 ‘가치의 충돌’ ‘경쟁과 규제’ ‘고용과 노동’ ‘성장과 복지’ 등 4개의 큰 주제로 분류했다. 저자는 찬성·반대 양쪽의 근거 자료를 모두 풍부하게 담고,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했다.
매일 접하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는 이들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교양서이다. 허원순 지음/한국경제신문/400쪽/2만 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