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의 '금알못' 탈출기] 개미지옥 2022년 주식시장
경제부 금융블록체인팀 기자
2022년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잊지 못할 한 해다. 2021년 불어온 주식 투자 열풍에 국민 대다수가 올라탔고 호황기를 맞으며 제법 투자를 성공한 이들도 있었지만 올해는 국내외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가 폐장일인 29일에도 급락하며 2250선마저 내줬다. 올해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은 전년(76조 9315억 원)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24조 4963억 원(28일 기준)에 그쳤다.
하지만 ‘금알못’(금융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인 기자를 포함한 일부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산타랠리’가 아닌 ‘사탄랠리’, 곳곳에 들어온 ‘파란 불’에도 여전히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다. 혹자는 희망보다는 현실 도피가 아니냐고 되묻기도 한다.
이같은 상황에도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주식 투자 방정식’이라 불리는 ‘1월 효과’다.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새해 시작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코스피지수의 1월 평균 수익률은 2.2%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1월과 11월이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달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파가 몰아친 지금 같은 주식 시장에선 이러한 공식이 작동되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삼성증권이 최근 7년간(2016~2022년) 국내 상장주식의 월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월에 주식을 사서 4월에 매도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떤 업종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지가 남아있다.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아봤다. 같은 기간 1~4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업종별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에너지(4.4%)였다. 이어 소재(3.2%), 정보기술(IT·2.4%) 순이었다. 반면 헬스케어(-1.7%), 유틸리티(-1.3%), 경기 관련 소비재(-0.9%)는 손실을 봤다.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업종이 내년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이들이 연초 강세를 보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자. 에너지, 소재 업종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연초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의 확산이 긍정 영향을 미친 것이다. IT는 연초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를 포함해 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표준들이 등장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유튜브 경제 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의장은 “투자를 승부로 여기지 않고 늘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건전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뿐 아니라 모두들 내년에는 ‘개미지옥’ 탈출을 위해 ‘열공’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