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춘문예-시조] 사유의 독법/김원화
티끌도 숨죽인
그 고요에 들었다
미동조차 소음이라
배낭 깊이 질러 넣고
내밀한 그 미소* 당겨
새기듯 필사해 본다
당겼다 밀었다 말걸다 침묵하다 그 시선 머문 곳 내 눈길 얹어 보니
생각에 잠기는 시간, 순간 속에 가득하다
기쁜 우리 젊은 날 바람 속 거친 숨결
손끝에서 발끝까지 너 하나로 벅찼던 거
그게 다
내 안에 있는데
괜찮다, 꽃이 못 돼도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된 반가사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