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어느 정도 선행해야 하나요?” “억지로 가르치지 마세요”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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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생 입학 준비 ‘꿀팁’

준비물은 개학 뒤 안내 따라 구매
대답하기 등 습관 미리 들여야
용변 처리·휴지 사용법도 확인
방과후학교는 흥미도 고려해 신청
맞벌이가정 돌봄교실 신청 가능
취학 전 예방접종 미리 점검을

일선 초등학교 예비 초1 안내서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 공부나 학습에 대한 고민보다는 학교 적응을 위한 가정에서 생활 습관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한다. 지난해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예비 초1 예비 소집 모습. 부산일보DB 일선 초등학교 예비 초1 안내서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 공부나 학습에 대한 고민보다는 학교 적응을 위한 가정에서 생활 습관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한다. 지난해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예비 초1 예비 소집 모습. 부산일보DB

‘한글은 떼고 가야 할까?’ ‘숫자를 잘 세지 못하는데 괜찮을까?’

새해가 밝으면서 고민이 시작된다. 아이는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다른 집 아이는 영어도 한다는데 우리 아이가 뒤처지는 건 아닐까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아마 올해 처음 학교 문으로 아이를 들여보내는 예비 초등학생 학부모의 마음은 다들 비슷할 것이다. 입학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할 지 부산 시내 초등학교 8곳의 신입생 입학 지도 자료를 토대로 초등학교 1학년 생활 ‘꿀팁’을 정리했다.


■입학 전 무슨 공부 할까?

가정에서 입학식이 열리는 3월까지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학교 생활 적응 능력이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아이들을 닦달해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는 자신의 이름 써보기, 1~9까지 차례대로 써보고 세기, ‘강아지 1마리, 돌 1개, 책 3권, 동생 1명’ 같은 물건 세는 단위 익히기 정도면 충분하다. 색연필로 정해진 공간에 색칠하기, 가위로 간단한 모양을 오리고 붙이기, 흔히 사용하는 색깔 이름 알기 정도면 학교 학습에서 뒤처질 리는 없다. 준비성이 철저한 학부모 중에는 학습에 필요한 크레파스, 색연필 등 준비물을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에 따라 필요한 준비물이 다른 만큼 3월 이후 담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한글을 어느 정도 익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가 가장 정확한 답이다. 한글 교육은 1학년 입학 초기 적응 활동과 국어시간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가정에서 억지로 한글을 가르치기보다 자연스럽게 글자에 노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도만으로도 1학년 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한글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대신 교실에 적응을 위해 이름을 부르면 ‘네’하고 대답하기, 말을 종결어미로 끝까지 하기 같은 언어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학교 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자연스러운 생활습관 형성

기본 생활 습관으로 혼자서 옷 입고 벗기, 운동화 신기, 이 닦기를 하는 연습은 할 만하다. 낯선 환경에서 화장실을 가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 용변 처리, 휴지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식습관을 비롯해 아이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덜 갖춰졌다면 부모의 노력이 요구된다. 편식이 심하면 직접 아이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보며 급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정리정돈을 잘 못하고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는 아이라면 정리 순서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이것 밖에 못하니?”하는 질책과 염려보다는 “잘할 수 있다”는 격려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정리하다 차츰 혼자서 하도록 격유도한다면 정리정돈 습관을 기를 수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스스로 책가방 정리하기, 수저로 식사하기 등 가정에서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가정에서 반복적인 연습이 가장 큰 변화를 만든다.

아이 손을 잡고 운동장, 놀이터, 도서관 등 앞으로 다닐 학교를 미리 둘러보면 아이가 학교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 신호등 지키기, 우측통행 지키기 같은 교통 법규도 집에서 학교까지 고정 통학로를 정해 등·하교 연습을 하면서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과후·돌봄·예방접종도 챙기자

지금 예비 초1 학부모가 학교 다니던 시절과 가장 큰 차이는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이다. 맞벌이 가정에서 ‘학교가 끝나면 아이는 어떻게 하지’라는 막연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방과후학교는 학교마다 마련한 프로그램을 살펴본 뒤 아이의 흥미, 시간, 비용 등을 고려해 신청하면 된다. 맞벌이 가정에서는 저녁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입학 예비 소집에서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신청 서류를 배부한다. 돌봄교실의 경우 일부 학교는 선호도가 높아 정원을 초과할 경우 저소득층 1, 2학년 학생, 맞벌이 가정 1, 2학년 학생 등의 우선순위를 정해 선정하기 때문에 정원이 몇 명인지, 선정 기준은 어떤지 등을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취학 전 예방접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DTap 5차, 폴리오 4차, MMR 2차, 일본뇌염 사백신 4차(생백신 2차) 등 만4~6세 대상인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를 통해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예방 접종 확인서를 받기도 하는 만큼 개학 전 필수 예방접종 누락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애나 현저한 발달 지연이 있어 입학이 고민되는 학부모라면 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단, 평가를 통해 개별 맞춤형 지원을 일선 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한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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