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땅만 파면 오염, 이러고도 강서에 부산 미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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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델타시티 이어 명지서도 중금속
친환경 도시 무색, 정화 적극 나서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서구청의 명령으로 지난해 6월부터 명지신도시 2단계 부지를 정밀조사한 결과, 폐암 유발 물질인 6가크롬을 비롯해 총 일곱 가지의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부지 전경. 부산일보DB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서구청의 명령으로 지난해 6월부터 명지신도시 2단계 부지를 정밀조사한 결과, 폐암 유발 물질인 6가크롬을 비롯해 총 일곱 가지의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부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미래 성장을 이끌 지역으로 주목받는 강서구 곳곳이 심한 토양 오염 상태인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주거와 레저가 복합된 생태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에코델타시티는 물론 인근의 한 특수학교 부지에 이어 이번에는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부지에서 기준치의 최고 84배에 달하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서구청의 명령으로 지난해 6월부터 명지신도시 2단계 부지를 정밀조사한 결과, 폐암 유발 물질인 6가크롬을 비롯해 총 일곱 가지의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명색이 부산의 미래 신도시인데, 어떻게 파는 곳마다 한결같이 오염된 땅일 수 있는지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작년 3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명지신도시 2단계 부지에는 2028년까지 주택 8000여 호와 각종 업무 시설이 들어선다. 예상 상주인구만 2만 3000명으로, 명품 특화공원과 랜드마크 타워를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가 목표다. 그런 기대를 품은 도시 곳곳이 이미 오염됐다고 하니,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부지 내 8곳의 정밀조사를 통해 검출된 유해물질은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기준치의 84배, 구리 77배, 아연 16배, 6가크롬이 5.4배다. 모두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 신도시 부지의 오염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다른 3개 지점에서도 기준치의 최고 90배가 넘는 오염 물질이 나와 정화 명령을 받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강서 내 확인된 토양 오염이 이미 한두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태문화도시를 꿈꾸는 에코델타시티 부지도 축구장 약 4배 면적이 오염된 것으로 몇 달 전 확인됐다. 작년 10월 한국수자원공사가 공개한 정밀조사 보고서를 보면, 전수조사를 실시한 1922개 지점 중 290곳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원으로 조성될 부지에서는 암 유발 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가 무려 기준치의 240배가 넘게 나왔다. 또 며칠 전인 지난 연말에는 강서 지역의 한 특수학교 다목적 강당 신축 현장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납, 아연 등 유해물질이 확인돼 당국이 정밀조사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강서 지역의 연이은 토양 오염 확인은 이곳이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더구나 에코델타시티와 명지신도시는 모두 글로벌 친환경 도시로 조성된다. 그런 땅에서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된다면 아무리 친환경을 외쳐 봐야 호응받기 어렵다. 남은 과제는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철저한 정화밖에 없다. 강서구청은 강서 전역의 오염 전수조사는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게 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 추가 오염이 확인되면, 그땐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강서는 부산의 미래가 걸린 곳이다. 부산시도 강서구청의 일로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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