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검찰 조사, '공정' '신속'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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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대선 시기 불거진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조사에 직접 응한 것은 처음이다. 현직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는 그 자체로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번 조사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 크고 향후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한 만큼 야당의 수장이라도 혐의가 있으면 성실히 조사에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이 정치적 표적·편향 수사라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게 최대한 공정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또 다른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날 여야 정치권이 보여 준 극한 대치는 그러잖아도 힘겨운 국민들의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다수 의석의 위세”라며 총공세를, 민주당은 야당 당수의 소환에 “대통령의 무도한 철권통치”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이 대표가 모습을 보인 성남지청 앞은 이 대표 지지자들과 이에 맞선 보수단체 회원들이 엉켜 아수라장을 연출했는데, 정치적 입장 차이가 얼마나 첨예한 사안인지를 방증한다. 그래서 더 큰 갈등과 소모적인 국론 분열의 불씨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이 대표가 받는 혐의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를 겸하면서 네이버와 두산건설 등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와 토지용도 변경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고, 이 대표는 공익을 위한 정상적 행정행위라고 반박한다. 이 사안은 2021년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결론 났다가 검찰의 재수사 요구에 따라 결과가 뒤집혔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제3자 뇌물 혐의가 인정되려면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부정한 청탁과 이에 대한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최종 결정은 검찰의 기소 여부, 향후 법정에서의 법리 다툼에 달려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수사에 60명이 넘는 검사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는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이런 마당에 검찰이 내년 총선까지 수사를 지연시켜 정치 일정이나 여론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면 민심을 저버리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불편부당의 중립성과 균형감으로 철저하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를 끝내야 한다. 이게 ‘정치 수사’ 의혹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이 대표 역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않고는 정치적 미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양쪽 모두 냉철한 대처가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엄정한 법의 잣대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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