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새해부터 ‘매진, 매진’… 믿고 찾는 부산시향 연주회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0일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앙코르만 4곡 연주 열기

19일 부산시향 정기연주회
신년 음악회는 벌써 매진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 지난해 60년사를 쓴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최수열)의 2023년 출발도 산뜻하다. 부산시향의 새해맞이 신년 음악회 2개가 거의 매진 혹은 매진 행렬에 들었다. 믿고 찾는 부산시향 연주회가 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부산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게 눈으로도 확인된다.

부산시민회관이 개관 50주년(1973년 10월 10일 개관) 해를 기념하기 위해 10일 마련한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는 관객 소통 면에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층 양옆 자리가 좀 비었을 뿐 음향 상태가 가장 양호하다는 R석(3만 원) 570석은 공연 1주일 전 매진됐다. 부산문화회관(1417석)과 달리 부산시민회관(1606석)은 객석도 더 넓은데다 주차시설 부족 등으로 부산시향 공연이라고 해도 모객이 쉽지 않았다는 게 부산시민회관 안주은 차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신년 음악회에서 그 징크스를 깬 것 같다고 안 차장은 기뻐했다.

10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 모습. 부산시민회관 제공. 10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 모습. 부산시민회관 제공.

명곡이지만 소품 위주로 대중 친화적인 곡을 준비한 덕분에 관객들 어깨가 들썩였다. 사전 예고한 본 프로그램이 좀 짧다 싶었는데 앙코르를 4곡이나 연주하다 보니 음악회는 평소처럼 끝났다. 최수열 지휘자는 앙코르 시간까지 감안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귀띔했다. 최 지휘자 팬덤이라고 불러도 좋을 ‘로비 사인회’가 코로나19로 중지된 게 아쉬울 정도였다.

한편으론 베토벤 삼중협주곡 연주자(바이올린 대니구·피아노 박종해·첼로 송영훈)가 준비한 앙코르곡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샤를 구노의 ‘아베마리아’나 부산시향이 들려준 비제 ‘카르멘’ 서곡, 이범희 ‘부산찬가’, 요한 슈트라우스 1세 ‘라데츠키 행진곡’을 본 프로그램으로 넣어도 좋았겠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창욱 음악평론가는 “‘신년’음악회에다 ‘부산시민회관 개관 50주년 기념’ 타이틀에 걸맞은 프로그램 구성이나 무게감은 덜해 아쉬웠다”면서도 “부산 시민의 오케스트라로서, 시민 친화력과 소통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모습. 부산시민회관 제공.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향과 함께하는 부산시민회관 신년 음악회’ 모습. 부산시민회관 제공.

오는 19일로 예정된 부산시향 제596회 정기연주회는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년 음악회’다. 특히 올해로 6년 남짓한 예술감독 임기를 마무리하는 최 지휘자의 감사와 아쉬움을 담아 ‘6 Last Works’라는 특별 기획을 선보일 예정인데 첫 번째 무대부터 매진이다.

부산시향은 이번 음악회에서 드보르자크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낭만주의 시대 교향곡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이 곡을 시작으로 브람스 교향곡 제4번(3월 23일, 제598회), 말러 교향곡 제9번(6월 16일, 제600회), 하이든 교향곡 제104번(10월 27일, 제604회) 등 작곡가들의 마지막 교향곡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날 정기연주회는 지난해 교향악축제 무대를 함께했던 첼리스트 심준호가 협연자로 나와 프리드리히 굴다의 ‘첼로와 관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부산시향 음악회 매진이 평가의 전부는 아니지만, 부산 시민의 사랑을 받는 오케스트라 고정 팬이 형성됐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 도시의 문화 척도라는 교향악단의 내공이 2023년에도 더욱 깊어지는 동시에 부산 시민의 자랑으로 커나가길 기대한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