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살고 싶은 마을 공동체 가꿔온 사람들 이야기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천마을을 공부하다/신아영


<대천마을을 공부하다> 표지 <대천마을을 공부하다> 표지

부산 북구 화명동 대천마을은 독특한 공간이다. 1급수의 대천천에서 아이들이 은어와 함께 놀고 마을책방, 마을카페, 마을영화관에서 이웃이 자연스레 만나며 마을 문제에 대해 함께 대응한다. 그것은 마을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읽히고 조금 더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는 대천마을 공동체의 사람들의 선량한 의지가 한데 모여 이룩한 결과다.

<대천마을을 공부하다>는 유년기부터 대천마을에서 자란 저자가 20여 년간 주민 자치를 통해 대천마을 공동체를 살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 온 장본인 12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12명은 이귀원 대천마을학교 교장, 맨발동무도서관 청년 활동가 데이지, 부산참빛학교 교사 장소라, ‘이너프 커피’ 사장 김정은, 초등 방과후학교 ‘징검다리 놓는 아이들’ 교사 박혜수, 대천마을학교 상근활동가 정영수, 복합문화공간 ‘무사이’ 대표 최용석, ‘강아지똥 책방’ 운영자 임창영, 맨발동무도서관 관장 백복주, 마을밥상협동조합 이사장 설정희, 부산 북구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 조합장 김은규, 제로웨이스트샵 ‘지구숲’ 점주이자 화명2동 주민자치회 사무국장 손유진 씨 등이다.

대천마을 주민공동체의 시작점은 1999년에 만들어진 ‘부산 북구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덕천동에서 출발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2003년 조합원들과 함께 화명동으로 터전을 옮겼고, 그 조합원을 중심으로 모인 주민들이 다양한 마을 활동을 펼쳐왔다. 그렇게 마을 도서관인 맨발동무가 문을 열었고, 초등 방과후학교와 대천마을학교가, 그리고 마을 밥집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그 토대 위에서 먹거리, 책방, 기록 협동조합이 생겨났고 마을 이웃이 운영하는 극장과 카페와 공방도 생겨났다. 이 공간들의 운영 주체는 각기 다르지만, 그 모두는 마을 안에서 느슨하게 때로는 촘촘하게 서로 이어져 있다.

저자는 이 동네의 특별함을 이렇게 언급한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꾸려가는 크고 작은 공간들이 마을 사람들의 생활 속에 나름 튼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냥 여기에 사는 주민이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사는 마을 사람의 하나라는 자각을 얻게 된 것은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신아영 지음/호밀밭/336쪽/1만 8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