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5대 시중은행, 직원 연봉도 1억 원 넘었다(종합)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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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상위 10% 연봉은 2억 근접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까지 인상
고금리 가계·기업 고통 분담 외면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 대책 필요

지난 2일 진보당 관계자들이 ‘은행 대출금리 인하와 횡재세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진보당 관계자들이 ‘은행 대출금리 인하와 횡재세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연봉이 모두 1억 원을 넘고, 직원 상위 10% 평균연봉은 2억 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가계, 기업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돈으로 최근 성과급까지 인상하고 나서자 비판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받은 주요 시중은행 총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처음으로 각사 모두 1억 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이 1억 1074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 1억 529만 원, 하나 1억 525만 원, 우리 1억 171만 원, 농협 1억 162만 원 순이었다. 평균연봉뿐만 아니라 총급여의 중위값도 2021년 국민 1억 676만 원, 신한 1억 606만 원, 하나 1억 44만 원으로, 3개 은행이 1억 원을 넘었다. 농협은행(9670만 원)과 우리은행(9636만 원)도 1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중위값은 연봉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사람의 총급여를 말한다. 중위값이 평균연봉과 유사하다는 것은 소수의 초고액 연봉자가 평균연봉을 크게 끌어올린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2021년 시중은행 직원 상위 10%의 평균연봉은 2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국민은행이 1억 9784만 원이었고, 하나 1억 9553만 원, 신한 1억 9227만 원, 우리 1억 8527만 원, 농협 1억 7831만 원 순이었다.

기본적인 임금 인상률 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2022년 평균 급여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5대 은행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단체협상을 마친 은행들부터 성과급을 속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기본급(통상임금) 대비 성과급 지급 비율을 2021년 350%에서 2022년 400%로 올리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2021년 300%에서 2022년 361%(우리사주 61% 포함)로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성과급 비율을 300%에서 280%로 내리는 대신 특별격려금 34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해 실제 직원이 받는 금액은 더 늘었다.

고금리로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이자 장사로 돈을 번 은행들이 성과급까지 발 빠르게 인상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상훈 비대위원은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들은 급증한 대출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은행권은 국민의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은행권의 자성과 금융당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성과보수 체계 개선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가 단기 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 문제점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성과보수 체계의 개선 노력도 지속해달라”고 임원들에게 주문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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