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3000개 상징어 뽑고, 시민 아이디어 더하고 더해 선정[부산 새 슬로건]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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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사용한 ‘부산의 얼굴’
시민 71% “새 도시 브랜드 필요”
시민 대표 340명·전문가 11명
시민 공모전 거쳐 브랜드 선정
활용성 다양한 ‘Good’에 호평
3월 말 브랜드 리뉴얼 선포식

15일 오후 부산 서면 KT&G 상상마당에서 ‘부산 도시브랜드 상상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황부영 총괄 디렉터, 나건 총괄 디자이너, 심재민 부산시 기획관(왼쪽 두 번째부터)이 선정된 새 슬로건에 대한 시민참여단의 현장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5일 오후 부산 서면 KT&G 상상마당에서 ‘부산 도시브랜드 상상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황부영 총괄 디렉터, 나건 총괄 디자이너, 심재민 부산시 기획관(왼쪽 두 번째부터)이 선정된 새 슬로건에 대한 시민참여단의 현장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다이내믹 부산’을 대체할 부산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슬로건이 선정됐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도시브랜드위원회를 열고, 후보 3개 중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을 최종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정된 ‘Busan is Good’은 지난 4~10일 일주일간 진행된 온·오프라인 시민 선호도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도시브랜드위원회도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Busan is Good’을 새 슬로건으로 정했다.


■새 슬로건이 정해지기까지

부산의 새 슬로건이 정해지기까지 시는 여러 차례 시민 의견을 담아내는 작업을 거쳐 왔다.

그동안 써 왔던 부산의 상징 마크는 1995년 3월 제작돼 28년간 활용됐고, 슬로건 ‘다이내믹 부산’은 2003년 11월 선포돼 20년간 사용됐다. 하지만 예전 상징 마크와 슬로건은 세월이 흐른 사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부산의 위상과 품격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이에 시는 가장 먼저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으로 첫발을 뗐다. 지난해 11월 4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도시브랜드 리뉴얼 사전적정성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시민 중 71%가 ‘부산시에 새로운 도시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시는 변화에 대한 시민 지지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브랜드 개발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폭넓은 참여와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산시민 340만 명을 대표하는 340명의 ‘부산 시민참여단(상상더하기+)’을 구성해 기획 단계부터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갔다. 또 완성도 높은 도시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11명의 ‘도시브랜드 전문가그룹(상상곱하기x)’도 구성했다. 여기에 황부영 총괄 디렉터와 나건 총괄 디자이너가 진두지휘를 맡았다.

이어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3일간 부산 도시브랜드 키워드 공모전인 ‘#키워드 브랜드 상상모음전’을 진행해 부산이 가진 가치와 역사, 미래 지향성 등을 담은 부산을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를 도출해 냈다. 1만 3000여 개의 키워드 공모 결과, 해운대·광안리·태종대 등 부산의 바다와 연관된 키워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야경·불꽃축제 같은 부산의 낭만적인 이미지를 담은 키워드가 많았다. 또 2030부산월드엑스포, 스마트도시 등 혁신적이고 글로벌한 면모도 부산의 주요 매력으로 꼽혔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부산시 도시브랜드 시민참여단 ‘상상더하기+’ 발족식. 참가자들의 슬로건 아이디어 회의 장면. 시민참여단의 오프라인 슬로건 선호도 조사 모습(위에서부터). 부산시 제공 지난해 12월에 열린 부산시 도시브랜드 시민참여단 ‘상상더하기+’ 발족식. 참가자들의 슬로건 아이디어 회의 장면. 시민참여단의 오프라인 슬로건 선호도 조사 모습(위에서부터). 부산시 제공

11월 28일부터 10일 동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담은 슬로건 공모전 ‘#슬로건 브랜드 상상모음전’을 열었다. 2757명의 시민이 참여한 슬로건 공모에서 ‘World Bridge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서 세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부산의 위상을 잘 담았다는 평가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12월 13일에는 도시브랜드 전문가그룹(상상곱하기x)이 첫 회의를 열었다. 전문가그룹은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슬로건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World Bridge 부산’을 포함한 새로운 슬로건 후보안 압축 작업을 벌였다.

그렇게 해서 지난 3일 발표된 3개의 최종 후보안이 △Busan is Good(부산이라 좋다) △Bridge for All, Busan(모두를 연결하는, 부산) △True Place, Busan(진정한 도시, 부산)이었다. 후보안을 놓고 4~10일 시가 진행한 시민 선호도 조사에서 ‘Busan is Good’은 1만 1373표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Bridge for All, Busan’은 다음으로 많은 1만 981표를, ‘True Place, Busan’은 상대적으로 적은 2866표를 획득했다. 선호도 조사에는 총 2만 522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부산 도시브랜딩은 이제 시작

새 슬로건 ‘Busan is Good’은 부산에 대한 자긍심과 만족감을 ‘좋다(Good)’로 표현했다. ‘좋다’는 세계적이고(Global) 특색 있으며(Original) 개방적이고(Open) 역동적인(Dynamic) 부산을 의미한다.

더불어 ‘Busan is Good for EXPO(엑스포 하기 좋은 도시 부산)’, ‘Busan is Good to Live(살기 좋은 도시 부산)’ 등과 같이 활용하기 좋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황부영 총괄 디렉터는 “도시브랜드 캠페인(홍보)을 할 때 지금 정해진 ‘Busan is Good’은 ‘Busan is Good for EXPO’ ‘Busan is Good for Startup’ ‘Busan is Good for Movies’ 등으로 자유자재로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부산의 정체성을 다양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시는 슬로건이 확정된 지난 13일 오후 도시브랜드 전문가 그룹과 3차 회의를 열고, 국내외 도시브랜드 경향과 슬로건 디자인 개발 방향성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또 15일에는 서면 KT&G 상상마당에서 시민참여단(상상더하기+)과 함께 도시브랜드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이후 개발 방향을 공유하는 ‘상상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현장 문답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새 슬로건에 대한 시민, 전문가의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의견의 공감대가 마련됐다.

앞으로 부산 도시브랜딩에는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시는 이제 본격적으로 디자인 작업에 착수해 2월까지 디자인 후보안을 만들고, 오는 3월 초 시민들에게 한 번 더 의견을 묻는 ‘디자인 선호도 조사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어 최종적으로 슬로건에 디자인을 입힌 최종 도시브랜드를 결정하고 3월 말 시 도시브랜드 리뉴얼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이후 시는 해수욕장, 공원 등 부산 주요 지점에 새 도시브랜드 조형물을 세우거나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국제행사 홍보에 새 슬로건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홍보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깝게는 오는 4월 초로 예정된 2030세계박람회 실사단의 부산 방문에 맞춘 도시브랜드 홍보 캠페인도 진행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과 협력해 도시브랜드와 지역 제품을 연계시켜 홍보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시 관계자는 “슬로건 선정은 새 도시브랜드를 위한 신호탄이다. ‘Busan is Good’이라는 슬로건이 시민 일상에 스며들어 실제 시정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새 도시브랜드 연착륙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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