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강 해이’… 횡령·배임액 1년 새 7배 증가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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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건 규모 854억 4430만 원
횡령 사고 환수율은 1.4% 그쳐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사건 액수가 1년 새 약 7배나 증가한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은행권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횡령 및 배임 사건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배임 사건 규모는 854억 4430만 원이었다. 이는 2021년(115억 6750만 원) 대비 7.3배(738억 7680만 원)가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3년간 횡령, 배임액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으며 갈수록 대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횡령 사고액은 △2020년 8억 1610만 원 △2021년 72억 7650만 원 △2022년 724억 6580만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또한 배임 사고액도 △2020년 9억 4000만 원 △2021년 42억 9100만 원 △129억 7850만 원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다.

이 중에는 지역 은행도 포함됐다. 부산은행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횡령 사고금액이 14억 9340만 원이었다. 당시 작년 6월 부산은행 한 영업점 대리급인 20대 직원 A씨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환 자금을 고객 계좌로 입금하지 않고 지인의 계좌에 넣는 수법으로 빼돌렸다. 경찰 수사 결과 총 10회에 걸쳐 회당 억 단위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턱없이 낮은 횡령 사고 환수율이다. 지난해 전국 은행 횡령 사고 환수액은 9억 9930만 원으로 환수율은 1.4%에 그쳤다.

이에 금융 당국이 통제 제도를 마련해야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도 중요하지만, 금융당국의 조사, 검사 과정에서도 이를 적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예방 효과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올 1분기 중 입법예고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은 최고경영자(CEO) 등 금융사 임원의 책임성 강화다. 중대 금융사고는 CEO가, 기타 일반적 금융사고는 담당 임원이 책임지도록 하는 등 관리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은행 종사자 자체적으로 도덕성을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매년 총력을 쏟고 있지만 크고 작은 금융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은행이 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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