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30에서 3040으로… 뮤지컬 주관객층 무게 중심 이동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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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례 ‘캣츠’ 부산 공연 분석
20대 비중 10년 새 36%→ 23%
40대는 21%서 30%로 늘어나
젊은 세대 끌어들일 묘책 고민

지난 6~15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 뮤지컬 ‘캣츠’ 커튼콜 장면. 지난 6~15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 뮤지컬 ‘캣츠’ 커튼콜 장면.

뮤지컬의 주관객층이 2030 세대에서 3040 세대로 이동하고 있음이 수치로 확인됐다.


뮤지컬 대작은 폭넓은 인기로 새로운 관객 유입이 계속 이어지는 추세지만, 지난 6~15일 드림씨어터에서 선보인 ‘캣츠’ 부산 공연의 인기는 30대(30.7%), 40대(30.7%), 20대(23.8%)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뮤지컬은 절대적으로 여성 관객 비중이 높다. 요컨대 ‘20대 여성’이 뮤지컬은 물론이고 공연 시장을 먹여 살린다는 게 통념이었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관객 동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공연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캣츠’ 제작사인 에스앤코가 최근 5차례 내한 공연(2014년, 2015년, 2017년, 2021년, 2023년)한 ‘캣츠’ 예매(인터파크 기준) 분석을 통해 살펴본 관객 동향에 따르면 주관객층 20대가 30%대를 줄곧 유지하다, 2023년 공연에서 처음 20%대로 떨어졌다. 반면 40대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30%대에 올라섰다. 30대는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50대 이상 관객 비율도 최근 5차례 공연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 관객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이번 부산 공연에선 최대치를 경신해 75.3%에 달했다.


‘캣츠’ 공연 주관사인 클립서비스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공연의 경우 유소년·장년층 등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점유율이 낮아지고, 비교적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유지한 20대가 해외여행, 콘서트 대신에 뮤지컬 소비를 하는 일종의 ‘보복 소비’로 인해 비중이 높았던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50대 이상 관객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선 “폭넓은 연령층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자 ‘4대 뮤지컬’이라는 명작의 브랜드 네이밍으로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연말·연초 성수기 시즌을 맞아 3세대 가족 단위 관람(자녀-부모-조모)을 비롯한 가족 관람이 늘어난 추세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클립서비스의 분석이다.

지역별 예매율(점유율)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체 예매자의 약 54.4%가 부산 외 지역 예매자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으로 지역을 확대하더라도 63.1%밖에 되지 않고, 대구(3.75%)·경북(3.29%)은 물론이고 심지어 서울(2.43%)에서도 원정 관람을 오기도 했다. 특히 서울에선 오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대극장에서 ‘캣츠’ 장기 공연을 예고했는데도 뮤지컬 관람을 위해 ‘경부선 여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예매를 한 도시는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 서울 순이었다. 경남 지역 내에서는 창원(26.94%), 김해(22.82%), 양산(19.29%), 진주(12.35%), 거제(8.35%), 밀양·사천(2.0%) 순으로 예매율을 보였다.

드림씨어터 임현철 기획운영팀장은 “2030에서 3040 세대로 관객층이 옮겨 간 것만 생각하면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새로운 연령층의 진입이 없으면 공연업계로선 비상”이라면서 “이번 ‘캣츠’ 공연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새 공연업계에선 이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던 만큼 1020 세대 등 새로운 관객층 개발과 유입을 위한 예술교육이나 마케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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