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장 긴 보행육교, 제 기능 못하는 승강기에 ‘반쪽 명물’ 전락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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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억 들여 구포~낙동강 연결
보행로 확보 않고 승강기 설치
1층 내리면 차량 달리는 도로 옆
교통사고 위험에 운행금지 결정
서부산 랜드마크 미관도 해쳐

지난해 5월 완공된 금빛노을브릿지 중심부에 위치한 승강기 한 대가 폐쇄된 채 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완공된 금빛노을브릿지 중심부에 위치한 승강기 한 대가 폐쇄된 채 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완공된 금빛노을브릿지 중심부에 위치한 승강기 한 대가 폐쇄된 채 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완공된 금빛노을브릿지 중심부에 위치한 승강기 한 대가 폐쇄된 채 운행되지 않고 있다.

예산 200억 원 가까이를 들여 조성한 금빛노을브릿지가 ‘반쪽’에 머무르고 있다. 다리를 오르내릴 수 있는 승강기를 만들었지만 그 승강기로 갈 수 있는 보행로를 조성하지 않는 바람에 승강기가 ‘무용지물’로 방치된 탓이다. 뒤늦게 구청은 접근 도로 공사를 시작했지만 공사가 끝나는 오는 5월까지 불편이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금빛노을브릿지에 설치된 승강기 3대 중 보행교 중간에 위치한 승강기 한 대가 안전 문제를 이유로 폐쇄됐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에 인접한 해당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는 보행로를 조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빛노을브릿지는 길이 382m, 폭 3m, 4층 높이로 부산에서 가장 긴 보행전용 육교이자 전망대로, 단절돼 있던 구포시장과 화명생태공원을 연결해 주민들 생활 접근성을 강화하고 서부산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부산시 종합감사결과 시 건설본부와 구청이 명확한 합의와 규정도 없이 약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승강기부터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행로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다리는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다리를 이용하려는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민 안 모(73·화명동) 씨는 “하루에 두 번씩 산책을 오는데 큰 사고가 난 것처럼 엘리베이터 입구에 접근금지 표시가 돼 있어 보기 좋지 않다”며 “예산 아깝게 운행을 하지도 않을 승강기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주민 류 모(79·화명동) 씨 역시 “구포역으로 향하거나 갈맷길을 산책하는 시민들은 보행교 중간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좋을 거 같은데 아직까지 운행되지 않아 아쉽다”며 “지자체에서 승강기 운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시로부터 다리 관리를 이관 받은 구청은 시민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도로 공사를 완료해 보행교 가운데 위치한 승강기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구비 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갈맷길과 연결되는 길이 60m, 폭 2m 통행로와 횡단보도 설치 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사가 오는 5월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불편이 지속될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공사를 마무리해서 남은 승강기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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