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강추위에 강풍까지… 하늘길, 바닷길 끊기기도
강추위에 도로 결빙 가능성 높아 차량 운행에 주의
강풍으로 인해 부울경에선 사고·위험 신고 잇따라
제주도의 경우 강풍·폭설에 항공기 모두 결항, 여객선도 멈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올들어 최강 한파가 닥치면서 부울경 지역에 결빙 교통사고 주의보가 내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사고가 발생했고,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귀경길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25일 부산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등 한파주의보의 영향으로 결빙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이달 말까지 부산의 최저 기온이 0도 밑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도로 결빙에 대한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게 부산기상청의 설명이다.
다행히 다음 달 초까지 뚜렷한 비나 눈 소식은 없지만, 밤사이 비가 내리지 않아도 도로 결빙은 발생한다. 겨울철 수증기로도 도로가 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은 인근 바다와 강에서 수증기가 유입되기에 기온만 낮으면 쉽게 도로가 얼어붙을 수 있다. 결빙 교통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결빙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결빙 교통사고는 총 29건이다. 이는 교통사고로 공식적으로 접수된 건수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가벼운 접촉사고 등을 포함하면 실제 사고 건수는 훨씬 많다. 공식 집계된 결빙 교통사고 대부분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2월에 집중돼 발생했다.
결빙 교통사고의 인명 피해는 다른 사고보다 크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도로 결빙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은 2.47로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61)보다 약 1.5배 더 높았다. 2020년 중구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미끄러져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부산의 기온은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관계자는 "결빙 교통사고는 주로 경사지에서 발생하는데 부산은 경사로가 많아 운행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결빙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 운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4일 강풍으로 인해 부울경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산에서 강풍 피해로 인한 안전조치가 모두 43건 이뤄졌다. 해운대구 반송동의 한 공사장 펜스가 강풍에 뒤집혀 소방당국이 출동했으며,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지하 수도배관 파손이 추정돼 소방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건물 외장재나 간판, 공사장 구조물 등이 강풍으로 인해 뒤집히거나 파손되는 등 오전부터 신고가 잇따랐다.
김해시에서도 이날 사고 신고가 연이었다. 경남소방본부상황실에 따르면 김해시 내동의 한 건물에서 창문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김해시 진영읍 아파트 옥상과 신문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쌓여있는 적재물 낙하를 우려하는 신고도 들어왔다.
한편 제주도의 경우엔 강풍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이날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혔다.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려던 국내선 출발편과 도착편 등 총 466편이 결항했다. 귀성객 4만 여 명의 발이 묶였다. 일부 승객은 “현재 예약할 수 있는 날이 28일부터라고 해서 회사에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공항에서 예약 변경을 받는 일부 항공사 데스크 앞에는 수십미터에 달하는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풍랑경보 발효로 인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0척과 마라도·가파도 여객선, 우도 도항선 모두 운항이 통제되면서 바닷길도 끊겼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