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1번지’ 부산에 기부하면 답례품은 노르웨이산?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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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차원
부산시·사하구청 제공 답례품
“안정적 수급 위해 수입품 포함”
해명에도 지역 수산업계 반발
“국내 생산량으로도 물량 충분”
지역 경제 활성화 취지에 역행

부산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 노르웨이산 고등어 제품(왼쪽 아래)이 포함돼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부산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 노르웨이산 고등어 제품(왼쪽 아래)이 포함돼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내 고등어의 80% 이상이 유통되는 부산 지역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포함돼 지역 수산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자체들은 납품업체가 부산 기업이라 상관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입산 고등어 답례품은 지역홍보와 기부 활성화라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24일 부산시와 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시와 사하구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중 하나로 고등어를 선정했다. 시는 3개 업체를 선정해 각 업체의 부산맛고등어, 부산고등어살, 노르웨이 고갈비·고등어살 상품을 답례품으로 정했다. 사하구도 노르웨이산과 국내산 고등어가 함께 포함된 제품을 답례품으로 결정했다.

해당 제품들은 고등어를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한 가공제품이다. 생산업체는 모두 부산에 있지만, 제품에 사용된 고등어에 일부 노르웨이산이 포함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살리고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됐다. 기부자는 현재 주민등록 주소지 외 다른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 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범위로 마음에 드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수산업계는 명실상부 고등어 1번지 도시인 부산에서 노르웨이 고등어가 기부 답례품으로 선정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에는 전국 고등어의 80% 이상이 유통되는 부산공동어시장이 있다. 부산의 대표 캐릭터가 고등어를 형상화한 ‘꼬등어’인 만큼 고등어는 부산을 상징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고,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부산 수산업계의 대표 어종이다. 부산 시어(市魚)도 고등어다.

각 지자체는 답례품 선정 기준에 지역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라는 규정만 있고, 원산지 규정은 없어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답례품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고등어 상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 수입품을 포함했다고도 설명했다.

부산시 자치분권과 관계자는 “광역시 단위인 부산에서는 다른 작은 규모의 지역에 비해 생산과 가공이 한 지역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제품이 많지 않다”며 “명란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 바다에서 아예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수입 명란을 가지고 가공만 하는 업체의 제품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산과 달리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1년 내내 비교적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때문에, 기부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수입품을 선택했다고도 덧붙였다.

사하구청 총무과 관계자도 “해당 답례품은 선정위원회를 통해 적법하게 선정됐다”며 “원산지보다는 지역업체를 선정하는 데 더 초점을 맞췄고, 기부제 목적이 지역의 영세한 업체를 살리는 데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산업계에서는 국내산 고등어의 수급이 답례품 수요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또 다른 답례품으로 선정된 어묵이나 명란처럼 원재료를 국내나 부산에서 구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의 해명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고향사랑 기부제의 취지 자체가 상품 판매가 아니라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면 답례품은 당연히 부산 고등어를 선정해야 한다”며 “노르웨이 고등어가 국내보다 수급 상황이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국내 생산량이 그 수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수급 상황을 조사해 봤는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답례품 수요 상황에 따라 물품은 바뀔 수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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