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에 더 격렬해진 정치권의 ‘난방요금’ 공방전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포퓰리즘’ 외치는 여당
‘취약계층 지원금’ 요구하며 대여공세 강화하는 야당
‘강추위’와 함께 날아든 ‘난방비 폭증’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이 ‘지원금’ 편성 등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서자 여당은 ‘포퓰리즘’이라며 맞섰다. 날씨만큼 차가워진 여론을 놓고 여야가 ‘책임 떠넘기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에선 난방비 폭증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과 관련 ‘이례적인 추위’와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 김종혁 비대위원은 2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추운 날씨를 경험해본 적이 없는데 그러다 보니까 난방비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면서 “여름철에 더위가 오면 냉방비 추경을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난방비 폭증과 관련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을 축소하고 태양광을 확산하면서 전기값을 동결해 한전 적자가 30조 원에 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런 역사를 덮어버린채 추경을 해서 도와줘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엄청난 강추위 때문에 국민들께서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면서 “정부의 소액 에너지 바우처 지원예산이 있긴 한데 이번에 대폭 늘려서 취약 계층에 난방비 지원을 신속하게 해주실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또 여당에 협의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과도한 정유사들의, 에너지 기업들의 영업이익 부분은 유럽에서 채택하는 것처럼 횡재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현행 있는 제도를 활용해서 (정유사들이) 부담금을 일부라도 부담해 국민들이 에너지 상승으로 겪는 고통을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 발언’을 둘러싼 충돌도 이어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과 관련 “민주당이 이간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엄청난 순방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의 발언을 문제 삼아서 민주당이 집요하게 순방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UAE의 가장 위협적인 주적은 이란이다’는 수없이 반복된 말”이라며 “민주당이 국익 외교 앞에 한목소리를 내야 할 텐데, 이것을 자꾸 확대 재생산해서 외교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란(발언)도 작다고 얘기하는데 작지 않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따르면 우리 아크부대의 성격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작은 문제인데 트집 잡는다는 것(주장)은 정부와 여당의 앞날을 위해서 좋지 않다”면서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해 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