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의기관 독립성 강화할 지방의회법 제정 서둘러야"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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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구군의회 의장단협 성명
"예산권 없어 반쪽 기능 그쳐"
정책지원관 정원도 못 채워
권한 가진 지자체와 입장차 커
"견제기구 의회, 구군에 종속될라"

부산광역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26일 영도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의장협의회 회의 모습. 심윤정 해운대구의회 의장 제공 부산광역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26일 영도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의장협의회 회의 모습. 심윤정 해운대구의회 의장 제공

지난 2020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방의회에도 정책지원관을 선발할 수 있게 됐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의회 예산편성과 조직 구성 권한이 여전히 구청에 있는 탓이다.

전부개정안이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는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성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 16개 구·군 지방의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정책지원관 채용 정원을 채우지 못한 구·군은 총 10곳에 이른다. 정책지원관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신설된 제도로, 지방의원 정수의 2분의 1까지 채용할 수 있다. 정책지원관은 국회의원 보좌관처럼 지방의원이 △자치입법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을 수행할 때 옆에서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정작 지방의회에서는 정책지원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청이 지방의회 예산편성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장에게 지방의회 사무직원 임용권을 이양해 인사권을 보장했다. 하지만 정작 인력 운용에 필요한 예산 권한은 여전히 구청에 있어 두 기관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정책지원관을 단독으로 채용하기가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방의회에서 정책지원관 추가 선발을 요청해도 구청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구의회 하명희 의원은 “인력에 필요한 예산을 지방의회가 아닌 구청이 가지고 있어서 법으로 보장된 정원 충원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서 신설이나 정원 조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의회가 새로운 부서를 만들거나 기존 부서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조직구성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구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예산편성 권한도 구청에 있다보니 협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기초자치단체를 견제해야 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할 지방의회가 되레 기초지차체에 종속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방의회가 ‘무늬만’ 독립기관이라는 것이다.

심윤정 해운대구의회 의장은 “지방의회가 예산 편성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보니 업무량 변화에 따른 인력 증원이나 부서 신설조차 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사권 행사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는 26일 영도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 내용이 담긴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지방의회가 실질적인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봉환 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은 “효율적인 행정 업무를 위해 조직을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라며 “지방의회 권한을 확보하고자 이번에 의장들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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